《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이 투입된 쌍용건설을 매각하는 방안이 28일 사실상 확정돼 올해 4분기(10∼12월) 기업 인수합병(M&A)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대우조선해양, 현대오일뱅크 등 초대형 기업에 대한 M&A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도급액 기준 국내 13위 건설사인 쌍용건설에 대한 매각 방안을 확정하기 위한 매각심사소위원회를 28일 개최한다.
공자위는 소위 결과를 토대로 본회의를 열어 매각 방안을 최종 결정한 뒤 다음 달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 종업원 지주회사 출범 ‘가시밭길’
공자위는 28일 매각소위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채권단이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 50.07%(27일 기준 3562억 원)를 공개 경쟁입찰에 부친 뒤 최고 가격을 써낸 회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는 기존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매각에 앞서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 측에 주식을 선순위로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기회를 부여한다는 조건이 있다. 2002년 말 쌍용건설과 채권단이 맺은 양해각서(MOU)에는 매각 대상 지분의 절반가량인 24.72%를 우리사주조합이 우선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돼 있다.
문제는 우리사주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가격.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 측은 현 주가(27일 기준 2만3900원)를 기준으로 30% 이상 높은 가격이어선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자산관리공사 측은 입찰 결과 최고가 수준에서 인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자산관리공사 측은 나머지 지분 25.35%만을 매각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우산협상대상 선정 업체는 쌍용건설 경영권을 보장받기 어렵다. 이에 따라 우선협상대상 업체가 가격을 깎아 달라고 요구하거나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
자산관리공사 측은 “우리사주조합 주장대로 한다면 결국 국민에게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며 “대우건설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을 매각한 전례에 따라 최고가 입찰 기업에 지분을 매각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 연말연시 M&A 예정 기업 관심
쌍용건설 매각공고가 발표되면서 기업 M&A시장에선 현대오일뱅크, 하이마트,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기업의 매각 작업이 동시다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최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의 하노컬홀딩이 보유 지분(50%)의 일부인 35%를 매각하기로 공식 발표한 상태다. 국내 정유회사들과 롯데그룹, STX그룹 등이 인수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이마트는 일단 국내 유통업체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존 유통업체의 하이마트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사모펀드에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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