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유혈사태 확산에 현지 진출 52개 한국기업 긴장

  • 입력 2007년 9월 28일 03시 06분


미얀마에 유혈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움직임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설 경우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서 진행 중인 자원 개발 사업 및 현지 생산 제품 수출 등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얀마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은 총 52개사. 대우인터내셔널 효성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제이엔제이팀버 등 원자재 관련 기업과 대우미얀마봉제법인 등 의류·봉제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미얀마에 현지 생산공장이 있는 포스코는 27일 “아직은 피해가 없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공장의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현지 직원 2명에 대해 언제든 철수할 수 있도록 ‘철수 준비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 현황
구분회사
자원 개발대우인터내셔널 등
목재 등 원자재제이엔제이팀버, 더원라탄 등
봉제·의류 대우미얀마봉제, 태평양물산,오팔인터내셔널, 미얀마글로윈,에스엠케이 등
기타효성미얀마, 미얀마포스코, 나가피안, 미얀마모드테크 등
합계52개사

자료: KOTRA

KOTRA 측은 “현재까지는 국내 기업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현지 진출 기업들이 반(反)정부 시위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 마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얀마 인근 해상에서 대규모 가스전을 개발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 측은 “미얀마의 정정 불안이 꽤 오래됐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천연가스 개발 사업은 미얀마 정부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고, 중국 등과 진행 중인 판매 관련 협상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 측도 “국내에서 생산된 철강 및 화학제품을 미얀마에 수출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미국이 2003년 7월 미얀마 군사정부의 ‘아웅산 수치 여사 가택 감금’에 반대하며 미얀마 생산 제품의 미국 유입을 전면 금지할 때도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적지 않았던 만큼 향후 사태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당시 국내 업체들이 수출국을 미국에서 유럽 일본 중국 등으로 옮긴 바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 EU마저 강력한 경제 제재에 나설 경우 국내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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