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57·사진) 국민은행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국민은행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강 행장을 다음 달 31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선임할 상임이사 단독 후보로 결의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27일 회의를 열고 강 행장의 연임을 참석위원 7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사외이사 7명과 주주대표 1명 등 8명으로 구성된 행추위는 지난달 발족한 후 18명의 행장 후보군을 추려낸 뒤 강 행장과 김종창 전 기업은행장 등 5명의 후보로 압축했다.》
강 행장이 주총에서 연임을 승인받으면 11월 1일부터 3년 동안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국민은행 행추위원장인 정동수 상명대 석좌교수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강 행장은 행추위와의 두 차례 인터뷰에서 그동안 다진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적극적 열의를 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행추위는 주주와 노조, 직원들의 의견을 두루 참고해 결정했다”며 “강 행장이 외환은행을 인수하지 못해 직원들에게 상실감을 주긴 했지만 행장 자격 요건이 충분했고 조직의 안정성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강 행장이 임기 동안 특별한 실책이 없고 ‘내실 다지기’와 관리 역량 강화로 국민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높인 공을 인정받은 것.
국민은행의 한 임원은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2001년 통합된 후에도 여전히 허술했던 은행의 경영시스템을 강 행장이 선진화했다”며 “(강 행장은) 수익성과 건전성을 추구해 은행을 건강하게 키웠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4년 12월 말 기준으로 2.64%였던 국민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2005년 1.7% △2006년 1.03%로 떨어진 뒤 올해 6월 0.8%까지 낮아졌다. 2004년 3605억 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05년과 2006년 각각 2조2522억 원과 2조4721억 원이 됐다.
하지만 외형적인 성장 측면에서 국민은행은 ‘리딩뱅크’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자산 규모는 211조 원으로 신한은행(199조 원), 우리은행(196조 원)과 별 차이가 없다.
노조 측도 “강 행장은 무책임하게 외부 인력만 충원한다”며 “연임 저지 투쟁을 벌일 것”이라는 거부감을 일단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강 행장의 두 번째 임기 과제로 지주회사 전환, 해외사업 강화, 아직 끝나지 않은 외환은행 인수를 꼽고 있다.
강 행장은 서울 경기고, 미국 다트머스대와 플레처대 대학원을 나와 씨티은행 뉴욕본사와 한국지점, 뱅커스트러스트그룹 한국 대표, 도이체방크 한국 대표, 서울은행장 등을 지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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