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삼성을 포함해 현대·기아자동차, LG 등 주요 10개 그룹 전체의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6.3% 감소해 연말 대졸 취업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28일 “올해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3200명을 채용하기로 확정했다”며 “상반기(1∼6월)에 이미 뽑은 3550명을 합쳐 올해 전체로는 675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 그룹의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4500명보다 1300명(약 28.9%) 줄어든 수준이며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 8450명보다 1700명(20.1%) 감소했다.
올해 삼성의 연간 대졸 신입사원 채용 인원은 2003년(6700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으며 전년보다 채용 규모를 줄인 것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이 채용 규모를 줄인 것은 삼성전자 삼성SDI 등 전기·전자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2220명을 뽑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의 여파로 올 하반기에는 절반 이상 줄어든 1000명만 뽑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청년실업 해소 차원에서 신입사원을 필요보다 많이 채용해 왔으나 올해는 그룹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꼭 필요한 인원만 뽑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온라인 취업 및 인사 전문업체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삼성을 포함한 주요 10개 그룹의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946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100명보다 640명(6.3%) 감소했다.
주요 10개 그룹의 채용 규모가 감소한 것은 취업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이 채용을 줄인 영향이 크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주요 10개 그룹의 채용이 감소한다는 것은 ‘괜찮은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뜻”이라며 “특히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이 채용 규모를 줄인 것은 다른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좁은 취업문 ‘열쇠’는 있다
연말 대졸 취업시장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그룹의 공채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에 취업 경쟁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서는 ‘마구잡이식 지원’보다 목표 기업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맞춤형 취업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취업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8일 온라인 취업·인사 전문회사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다음 달 공채에 나서는 그룹은 삼성(3200명), 롯데(700∼1000명), 금호아시아나(500명) 등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1000명을 선발했던 LG전자는 공채를 실시하지 않고 부서별로 필요한 인력을 수시채용 형식으로 선발한다.
이 밖에 현대·기아차, SK,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그룹 등은 올해 하반기 공채 원서접수를 대부분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공채의 경우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목표 기업을 구체화하고 맞춤형 취업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최승은 인크루트 팀장은“기업들의 채용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면접도 다양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취업하려는 회사 몇 곳을 골라 최근 면접 패턴 등을 미리 확인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입사를 위해 취업 재수를 하기보다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서 실무경험을 쌓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최근 실태조사 결과 대기업 취업자의 4분의 1은 중소기업 출신으로 나타났다”며 “기업들이 취업 재수생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향이 있는 만큼 눈높이를 낮춰 일자리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월부터 줄을 잇는 전문 업종의 취업박람회를 공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박람회를 통해 서류와 1차 면접까지 치를 수 있다.
온라인 리크루팅업체 잡코리아에 따르면 다음 달 26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KOTRA 주관으로 ‘2007 외국인 투자기업 채용 박람회’가 열린다. 주한 외국계 기업 100여 곳이 참가할 예정이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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