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맛만 보세요”…판사진-제원 ‘양파까듯’ 공개

  • 입력 2007년 10월 1일 03시 01분


《‘신차(新車) 발표 효과를 극대화하라.’

자동차회사들이 새로 내놓을 자동차 모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치열한‘머리싸움’을 벌이고 있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신차에 대한 정보는 공식적으로 발표될 때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던 게 관행이었지만 최근 자동차회사들은 회사의 운명을 건 모델에 대해 양파 껍질을 까는 것처럼 조금씩 사진과 제원 등을 공개해 나가고 있다.》

모델을 발표하기 훨씬 전부터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다른 차종과 구입을 놓고 갈등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붙잡아 둬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고급 중대형 스포츠세단인 ‘제네시스’ 콘셉트카의 스케치를 3월에 사전 공개한 데 이어 4월 뉴욕모터쇼에 실물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해외 유명 자동차잡지를 통해 시승 소감과 제원 등을 흘리기도 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는 데 주춧돌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성패 여부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공식 발표 전부터 소비자들과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차에 대한 정보를 조금씩 내놓고 있는 것.

기아자동차도 7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HM’의 부분 사진을 사전 공개했으며, 9월에는 전체적인 보디라인을 볼 수 있는 실루엣 사진도 발표했다.

이에 앞서 기아차는 3월 SUV 동호회원들을 대상으로 위장막을 씌운 상태에서 HM 시험제작 차의 내외부를 살펴볼 수 있는 품평회를 열었다. 9월 15일에는 화성공장 주행시험장에서 인터넷 동호회원 30여 명을 대상으로 시승평가회를 열어 HM의 주행성능을 직접 체험하고 외국 유명 SUV와 비교 시승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처음 출시하는 SUV 모델인 ‘QMX’를 알리기 위해 4월 서울모터쇼에서 그 모습을 공개한 데 이어 QMX 전용 홈페이지를 열어 사진 등을 공개해 소비자들에게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 자동차는 연말을 전후해 모두 발표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미리 정보를 흘리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작전은 상황에 따라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정작 발표된 모델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비난과 함께 판매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위험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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