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맞춤형 듀얼전략으로 승부”

  • 입력 2007년 10월 2일 03시 02분


《해외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에 치중해 온 국내 주요 기업들이 서둘러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고가(高價) 제품은 더욱 고급화하면서 동시에 초저가(超低價) 제품을 통해 신흥 시장 공략을 꾀하는 이른바 ‘듀얼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

‘프리미엄-저가 제품’ 동시 개발로 신흥시장 공략

가전-車업계도 中-인도 등 저가 수요 틈새 노려

‘듀얼 전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LG그룹.

LG전자의 휴대전화 부문은 올해 2분기(4∼6월) 고가폰 전략으로 세계 시장에서 3132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 프리미엄 제품이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히트를 친 결과다.

세계적인 명품(名品) 브랜드로 손꼽히는 프라다와 손잡고 내놓은 프라다폰은 공식 판매가격이 88만 원이나 된다.

이런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LG는 올해 4월 100달러대의 저가폰 ‘다크호스’를 중남미 주요 국가에 선보였다. LG는 하반기(7∼12월)에도 ‘다크호스폰’으로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가 전략을 구사해 온 노트북에서도 LG는 유럽 등지에서 900달러대의 ‘V1시리즈’를 내놓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업체의 초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도 최근 중국 시장에서 고가 제품 확대와 함께 2010년까지 500만 원대의 저가 자동차를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상트로(한국명 아토스)를 현지에서 500만 원대에 내놓았다. 이 차는 인도에서 올해 상반기(1∼6월)에만 9만6600여 대가 팔려 현지 베스트셀링 카로 꼽히고 있다.

삼성그룹도 사정이 비슷하다. 휴대전화와 가전제품 등에서 삼성은 오랫동안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해 왔다.

특히 휴대전화 부문에서 노키아, 모토롤라 등의 저가품 공세에 밀리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고가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프리미엄폰인 울트라 에디션 시리즈에 이어 최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와 손잡고 ‘아르마니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획일적인 전략에 대한 반성과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부분적이긴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인도에 57달러짜리, 유럽연합(EU) 지역에 90달러대 저가 전략폰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그룹 고위 임원은 “프리미엄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며 “고가 전략, 저가 전략에 대한 개념을 시장 상황에 맞춰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