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걱정 끝 ‘안심대출’ 쏟아져

  • 입력 2007년 10월 2일 03시 02분


회사원 이모(40) 씨는 지난해 말 한 외국계 은행에서 18년 분할상환조건으로 4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당시 금리조건은 연 6.04%.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올해 급등하면서 9월 말 현재 이자는 연 6.7%로 높아졌다. 1년도 안 돼 연간 264만 원의 이자를 추가로 물게 된 셈이다.

이 씨처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늘어나는 이자 부담 때문에 고민하는 서민들을 겨냥해 장기간 대출금리를 고정시키거나 아예 대출금리 상한선을 둔 상품이 금융권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상품 잇달아 등장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 담보대출 270조 원 가운데 약 94%가 CD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대출이다. 금리가 0.1% 오를 경우 대출자들이 추가로 짊어져야 하는 이자부담은 2700억 원에 이른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CD 발행을 늘리면서 콜(금융기관 간 초단기 자금거래)금리는 작년 말 연 4.86%에서 1일 현재 연 5.35%로 0.49%포인트 상승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연 5%대를 유지하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연 6.07∼7.74% 수준으로 8%대까지 육박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근심이 커지자 금융회사들은 변동금리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고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최장 30년 동안 금리를 확정짓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금리확정 모기지론’을 1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고 70% 허용되고 6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최저 연 6.10%에서 최고 연 6.55%가 적용된다.

이에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달 30년 및 20년 고정금리형 주택대출상품을 내놓았다. 대출금리는 최저 연 6.50%에서 최고 연 7.45% 수준이다.

○대출금리 제한하는 상품도 인기

대출금리 상한을 제한한 상품도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달 19일 내놓은 ‘입주자 안심론’은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앞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입주자금 대출 계약시점에 금리를 고정하면 CD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지 않도록 했다. 이 상품은 CD 금리가 내릴 때는 대출금리가 같이 하락하도록 설계돼 있는 게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대출금리 상한선을 3년 만기는 연 6.85%, 5년 만기는 연 6.95%로 제한한 ‘이자 안전지대론’을 5월에 출시해 약 6000억 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국민은행도 대출 고객이 직접 금리상한선을 선택하도록 하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 개인고객부 현경만 차장은 “선진국은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비율이 6 대 4 정도인데 비해 국내는 변동금리 비율이 90%를 넘어 금융위험도가 높다”며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차원에서 금리를 제한하는 상품이 계속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 및 대출금리 제한 상품
상품(금융사)상품 내용
보금자리론(주택금융공사)-6억 원 미만 주택만 고정금리로 대출 가능-대출금리 연 6.50∼6.75%
20년,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삼성생명)-신규주택구입 예정자, 기존주택보유자 대상-6억 원 이상 주택도 대출 가능 -대출금리 연 6.50∼7.45%
금리확정 모기지론(신한은행)-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고 70% 허용-최대 6억 원 대출 가능-담보기준가 최소 2000만 원 이상 주택이면 대상 주택에 제한 없음-대출금리 연 6.10∼6.55%
입주자 안심론(우리은행)-CD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 오르지 않고 CD금리 하락시에는 하락폭만큼 동반 하락-대출금리는 3년 만기 연 6.30%, 5년 만기 연 6.50%
이자 안전지대론(하나은행)-CD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 오르지 않고 CD금리 하락시에는 최고 1%포인트까지 동반 하락-대출금리는 3년 만기 연 6.85% 5년 만기 연 6.95%
자료:각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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