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은 합치고 빌트인으로 쏘옥∼’ 2007 가전제품 新트렌드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최근 들어 집 안 곳곳에 흩어져 있던 가전제품이 서로 뭉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아예 제품들을 벽 속으로 감추는 ‘빌트인(built in)’ 시장도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넓은 거실과 쾌적한 주방 등을 원하는 ‘공간 효율 중시’의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 뭉쳐야 산다-컨버전스 가전제품들

김치냉장고 ‘딤채’를 히트시키며 냉장고의 디버전스(분화)를 이끌었던 위니아만도는 최근 ‘김치냉장고+냉장고+냉동고+와인셀러’ 기능을 갖춘 컨버전스(융합) 제품인 ‘딤채 프로’를 선보였다. 이는 “제품을 따로 구입해 좁은 주방에 놓기에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이 회사 김종우 마케팅 팀장은 설명했다.

이 회사가 싱글족이나 식구가 단출한 신혼부부를 위해 내놓은 ‘와인 미니’는 김치와 와인 6병을 각각 별도의 공간에 보관할 수 있다.

LG전자의 ‘디오스 광파오븐’은 ‘전기오븐+전기그릴+전자레인지+발효기’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하우젠 전기오븐’도 오븐 레인지 그릴을 합쳐 놓은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오븐에서 구운 빵과 전자레인지로 데운 빵 맛도 확연히 구분한다”며 “하우젠 전기오븐은 그런 까다로운 입맛을 한 제품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고화질(HD)TV와 냉장고를 결합한 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HDTV냉장고’는 미국 소비자들이 주방에서 식사를 하면서 스포츠 중계나 드라마를 많이 시청하는 것을 감안해 만든 것이다.

LG데이콤의 ‘마이LG 070’ 전화기와 KT의 ‘안(Ann)폰’도 단순한 집 전화 차원을 넘어 리모컨, MP3 플레이어, 게임, 인터넷 검색, e메일 송수신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컨버전스 제품이다.

○ 숨어야 산다-커지는 빌트인 시장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벽 속으로 밀어 넣은 빌트인 시장이 날로 커지는 것도 집 안의 공간을 더욱 넓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소비자의 요구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다.

한국의 가전제품 빌트인 시장 규모는 2001년에는 총 1100억 원 정도였지만 올해에는 5배인 5500억 원으로 커졌다.

삼성전자는 4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빌트인 가전 등을 전시하는 ‘시스템 하우젠 갤러리’를 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거실 바닥이나 벽면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시스템 에어컨 시장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더욱 적극적이다. 2012년에는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1조 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세웠다.

이 회사의 DA(가전)사업본부장인 이영하 사장은 “8월 개장한 국내 최초의 주방전용 매장인 ‘디오스 인 갤러리’를 빌트인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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