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환경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졸업 후 취업하게 되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어요.”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며 느낀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인하대 학생 54명이 여름방학 기간에 인천 남동공단, 주안공단 등에 있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내용을 담은 ‘봉사활동 학생 체험수기’가 나왔다.
이 대학 전자전기공학과 3학년 조성동(24) 씨는 7월 9∼24일 남동공단에 있는 ㈜KRC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 퇴근하면서 미리 사회 경험을 쌓은 것.
공장 바닥 청소 등 허드렛일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체크까지 다양한 일을 했다.
“처음에는 남동공단이란 이미지가 낯설었어요. 작업장은 미세먼지가 날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정도로 작업 환경이 좋지 않았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 씨가 갖고 있던 중소기업에 대한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다.
KRC의 주 업무는 대기업에서 자동차, 전자장비, 냉장고 등의 신제품 디자인을 받아 그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기 전 모형을 만들어 전시회에 내놓는 것이다.
조 씨는 “직원이 20명에 불과했지만 회사가 짜임새 있게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는 계기가 됐다”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맡은 일을 서로 돕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주안5·6공단에 있는 일성초음파산업㈜에서 봉사활동을 펼친 김수현(23·정보통신공학부 4년) 씨도 뜻 깊은 여름방학을 보냈다.
사무실 내의 컴퓨터 바이러스 점검과 보안프로그램 업데이트 등의 기본적인 업무를 비롯해 산업용 초음파 세척기 제품 매뉴얼 제작, 영문 매뉴얼 번역, 홍보 플래시 제작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했다.
김 씨는 “규모는 작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수출 한국의 꿈을 키워 가는 회사를 보면서 대기업만 선호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인천지역 기업 지원 봉사활동에 나선 인하대는 단순히 파견 학생들이 경험을 쌓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데서 벗어나 ‘사제 동행 맞춤형 기업 지원’ 활동을 펼쳤다. 모두 16명의 교수가 학생과 함께 현장에 나가 중소기업의 애로 기술을 파악하고 경영 자문에 응한 것.
교수들은 지도 자문과 구체적인 기술 지원 활동 내용이 담긴 ‘기업기술지도 보고서’를 학교에 제출하는 등 중소기업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인하대 홍승용 총장은 “중소기업 현장 체험은 산학협력 중심 대학이란 이미지를 높이는 것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애로 기술을 대학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술 자문 교수들이 작성한 기업기술지도 보고서를 토대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