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이어 LG필립스LCD의 2대 주주인 네덜란드의 필립스가 LG필립스LCD 주식 4640만 주(13%)를 22억 달러(약 2조240억 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공격적 투자’보다 ‘안정적 이익’에 무게를 둬 왔던 필립스 측 입김이 약해질 것으로 보여 권영수(사진) LG필립스LCD 사장의 적극적 시장 공략 행보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필립스는 매각 주간사회사인 씨티그룹과 크레디트스위스(CS)에 LG필립스LCD 지분 13%를 10일 종가에서 1.0∼3.5% 할인된 가격으로 팔았다.
이로써 필립스의 LG필립스LCD 지분은 32.9%에서 19.9%로 줄어들었다. 1대 주주인 LG전자는 3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씨티그룹과 CS는 이번에 필립스에서 사들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향후 다른 매각 대상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권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뭔가 해보려고 하면 (필립스 측이) 자꾸 발목을 잡아 왔다. 짜증이 난다. 내가 LG전자 CFO라면 필립스 지분을 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LG가 지분 확대를 통해 경영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권 사장은 “2009년경이면 (경쟁 상품인)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이 시장에서 맛이 확 갈 것”이라고 ‘과격하게’ 전망하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위주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적극 공략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자업계에선 필립스의 이번 지분 매각으로 권 사장의 구상은 실현 가능성이 한결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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