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흔히 ‘신이 내린 보약’이라고 하죠. 이 보약을 수시로 마셔서인지 우리 회원들은 감기 한번 걸린 적이 없습니다.”
10일 오후 6시 대구 신천 둔치 동신교 부근 생활체육 광장. 일과를 마치고 이곳에 도착한 DGB마라톤클럽 회원 10여 명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구은행 직원들로 구성된 마라톤동호회인 ‘DGB마라톤클럽’.
이 모임은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를 기념해 열린 지역 마라톤대회에 대구은행 직원들이 대거 참가한 것을 계기로 결성됐다.
이 모임은 현재 회원이 200명으로 지역의 대표적인 사내 모임으로 성장했다.
은행 각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회원들은 매주 한 차례 신천 둔치에 모여 8km가량 달리기 연습을 한다.
회원 김종식(47) 씨는 2004년 동아일보사가 주최한 서울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출전해 이 모임 최고 기록인 3시간 19분 51초로 완주했다.
풀코스 완주자만 40명이고 100km 이상을 달린 ‘울트라 마라토너’도 5명이다.
회원들은 지역의 육상 붐 조성을 위해 올해 8월 23일부터 10월 1일까지 8회에 걸쳐 대구와 경북지역을 이어 달리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기원 이어달리기’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의 이어달리기는 대구와 경북지역 14개 시군을 거쳐 다시 대구에 도착하는 ‘대장정’이었다. 회원 160명이 매일 20명씩 돌아가며 8일간 4인 1조로 총구간 601km를 하루 5km가량 나눠 달렸다.
마라톤 경력 5년차인 이선애(37·여) 씨는 “뙤약볕에서 달리기를 하는 도중 주민들이 박수를 치면서 냉수를 건네줘 힘이 났다”며 “이번 행사를 하면서 ‘대구와 경북은 하나’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막내 뻘인 정유진(27·여) 씨는 “마라톤을 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체력이 강해져 야근을 해도 피곤하지 않고 비만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음식을 가리지 않고 마음껏 먹는다”며 활짝 웃었다.
매일 오전 집 부근에서 5∼10km를 달린다는 박근백(53·공공금융부장) 씨는 “전국의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나면서 대인 관계도 원만해지고 세상을 보는 안목도 넓어졌다”며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달리기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DGB마라톤클럽 정희성(52) 회장은 “은행 직원뿐만 아니라 고객 등 마라톤에 관심이 있는 지역 주민들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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