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들 고유색깔도… 콘셉트도… “버려야 산다”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베니건스에 녹색 줄무늬가 없네!”

포화 상태에 이른 외식업체들이 상권별로 매장을 다르게 만들어 생존법을 찾고 있다. 같은 브랜드의 레스토랑이라도 참살이(웰빙) 매장, 비즈니스 매장, 가족 매장 등 콘셉트를 차별화한 매장을 잇달아 열어 고객층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 ‘참살이’ 느낌 나게 원목 인테리어로

베니건스는 8월 말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자리한 압구정점을 리모델링해 ‘파머스(Farmer’s) 베니건스’를 열었다. 파머스 베니건스는 ‘패밀리 레스토랑=살찌는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자 전 세계 베니건스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참살이를 콘셉트로 내건 프리미엄 매장이다.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을 낮춘 메뉴를 신설했고 요리사들이 조리하는 모습을 고객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조리 장소를 공개했다. 베니건스의 상징이던 녹색과 흰색 줄무늬 인테리어를 과감히 없애고 원목을 사용해 농장 분위기를 냈다.

파머스 베니건스 김성훈 본부장은 “참살이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고급 레스토랑이 밀집한 압구정 상권에서 파머스 베니건스 1호점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파머스 베니건스의 지난달 매출은 기존에 있던 베니건스 압구정점의 지난해 9월 매출과 비교해 평일은 약 2.5배, 주말은 약 3배 늘었다.

○ 상권 따라 고급화-저가 전략 변화

오므라이스 전문점 ‘오므토 토마토’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도심공항터미널 지하에 ‘오므토 다이닝’을 열었다. 오므토 토마토가 20,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잡아 원색의 캐주얼한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것에 비해 오므토 다이닝은 원목을 사용한 인테리어로 고급스럽고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답게 프리미엄 매장으로 중장년층을 잡겠다는 것. 이곳은 흰쌀뿐 아니라 흑미, 잡곡 등 참살이 재료를 사용한 오므라이스 메뉴를 내놨고 가격은 오므토 토마토보다 1000∼2000원 올렸다.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호아빈’은 기본 매장 외에 ‘리틀 호아빈’과 ‘호아빈 패밀리’를 두고 있다. 리틀 호아빈은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에 푸드코트 형태로 입점한 매장으로 메뉴의 가격도 일반 매장보다 1000∼1500원 저렴하다. 호아빈 패밀리는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자리 잡은 가족 외식형 레스토랑으로 기존 호아빈보다 테이블을 넓히고 세트 메뉴를 강화했다.

호아빈 박규성 사장은 “보통 20, 30대 여성에게 인기가 있는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상권별로 콘셉트가 다른 매장을 열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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