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튼 서프 기고문 한글 요약본

  • 입력 2007년 10월 17일 0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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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트 서프(Vinton G. Cerf)는 인터넷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으며, 글로벌 네트워크의 근간을 이루는 프로토콜의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과거 인터넷 소사이어티(Internet Society)의 창립 회원이었으며 현재 구글의 최고인터넷전도사(Chief Internet Evangelist)이다.

아래는 구글코리아가 제공한 서프 부사장 기고문의 한글 요약본.

인터넷의 미래

인쇄활자, 전화, TV 등과 같은 인간의 의사소통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은 혁신적인 기술들에 비하면 인터넷은 그 탄생부터 고작해야 30년이 지났으며 월드 와이드 웹(www)은 그 보다도 훨씬 그 역사가 짧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등극했다. 즉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누구나 쉽게 접근하게 되었고, 한 세대 전만 해도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표현의 자유가 구현되는 무한 공간이 된 것이다. 문화, 정치,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인터넷은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으로부터 얻는 이득과 함께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국제 금융거래에 이르기까지 현재 우리가 인터넷에 의존하는 정도를 고려할 때, 인터넷 역사가 비교적 짧다는 점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전세계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 접속하게 되며, 더욱 다양한 기기들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종류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소비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은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네티즌들에게 현실적인 과제를 속속 던져주고 있다.

먼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정보의 홍수 속에 정말 가치 있는 정보에 접근하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즉, 앞으로는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의 한계를 인식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웹에 떠돌아다니는 정보의 질은 너무나 천차만별이어서, 완전히 무용지물이거나 오히려 정말 필요한 정보 가치들에 대해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검색엔진은 가장 적절하고도 관련성이 높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찾아낸다. 갈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온라인에 존재하게 되면서, 검색엔진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다. 향후 전세계 사람들은 온라인 정보의 신빙성을 구분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

앞으로 등장할 또 하나의 현상으로 ‘정보 감퇴(information decay)’를 들 수 있다. ‘정보감퇴’란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가 구식이 됨에 따라 그 콘텐트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1997년에 BBC 웹사이트에 게시되었던 동영상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 백 년 후에 똑같은 동영상을 찾으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 천년 후에는 또 어떨까? 변화하는 것은 파일의 포맷만이 아니다. 컴퓨터 프로그램과 운영 체제, 심지어 컴퓨터를 만드는 데 쓰이는 하드웨어도 바뀌기 때문에 디지털 정보의 의미성을 보존하기란 더욱 어렵게 된다. 마지막으로 생각해봐야 할 과제는 인터넷과 그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인터넷의 견고성과 보안 문제이다. 인터넷에 대한 보안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도 다양해지고 있다. 더불어 지적 재산권도 앞으로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정보가 소통되는 하나의 매체이며, 정보 접근의 민주화를 촉진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며 우리는 이제 그 시작점에 있다. 또 이미 세계 각지에서 표현의 자유가 절실히 필요한 곳에서는 무엇보다 웹의 개방성이 요구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갖가지 난관과 장애물이 도중에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대세는 인터넷의 변화와 개방성이다. 이와 함께 정보 접근성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휴대용기기의 확산과 더불어 이들 기기의 웹 접속능력이 개선되고 발전하면서 정보 접근성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마다 인류는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우리는 그 데이터를 어떻게 찾고 공유할 것이며, 또 어떻게 기억하고 해석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과학적이고 또는 비과학적인 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향상될수록, 정보를 조직화하고 캐내려는 욕구도 커질 것이다.

우리가 지식과 정보를 아우르는 인터넷의 무한한 세계에 빠져 들수록 우리 자신과 주변 세상, 나아가 우주에 대한 이해도 깊어갈 것이다. 인류 문명의 진화 가운데에서도 우리가 지금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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