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아파트 거주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이러한 다양한 변화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지금의 수직적 판상형이라는 아파트 형식을 통해서는 그 많은 변화와 요구를 담아낼 수 없다.
○춤추는 아파트-자연의 테라스를 갖다
입체적 아파트는 매우 간단한 발상에서 시작한다. 수직적 일률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을 약간만 수정해도 그 변화는 상당히 크다. 이를테면 수직적 판상형으로 놓여 있던 각각의 가구 단위들을 춤추듯 들락거리게 쌓아 보는 것이다. 기존의 아파트가 정연하게 줄을 맞추듯 쌓아 올린 것이라면, 입체적 아파트는 가구마다 각자의 자연적 테라스를 만들어 주며 사선으로 혹은 지그재그로 쌓아 올린 아파트가 된다. 춤추는 듯한 모양의 댄싱형 아파트가 될 것이다. 가구마다 다양한 크기에, 입체적인 테라스와 정원을 만들어 거기서 공기와 호흡하고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숲 같은 입면-테라스마다 나무를 심다
입체적 쌓기로 만들어진 테라스에 나무를 심는다면, 아파트 입면의 일부에 숲이 들어와 있는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마치 대지의 껍질을 수직으로 세워 놓은 듯한 수직적인 산의 입면이 만들어진다. 아파트 건물 자체에 숲이 들어온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 테라스에 나무를 심을 필요는 없다. 살아가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온실로 꾸밀 수도 있고 간단한 온천이나 꽃밭, 운동 공간으로 꾸밀 수도 있을 것이다. 요구에 따라 테라스를 이용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입체적인 주거 공간 -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다
그렇게 되면 주거의 프로그램도 입체적으로 바뀐다. 그냥 거실, 부엌, 방, 식당이었던 공간이 다양하게 바뀐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가족은 집 안에 조그마한 풀장을 만들 수도 있고, 자연을 좋아하는 가족은 실내 정원을 만들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구성하면 된다. 영화를 좋아하는 가족은 영화관 같은 집을, 미술을 좋아하는 가족은 갤러리가 있는 집을 구성하고 그 외에도 음악스튜디오, 어린이 놀이방, 게임룸 등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자기만의 스타일로 공간을 꾸밀 수 있다.
나아가 노인 가정과 싱글 맘, 독신자와 독신자 등이 결합해 살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 상호 보완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는 사회적 역할도 꿈꿔 볼 수 있을 것이다.
장윤규 건축가·국민대 교수
:필자 약력:
△서울대 건축과, 서울대 대학원 건축과 졸업 △뱅가드상(Vanguard Award) 수상, 일본 건축저널 ‘10+1’의 ‘세계의 젊은 건축가 40인’에 선정 △저서=‘복합체(Compound Body)’ △건축 작품=예화랑(서울), 서울대 건축대학(서울), 생능출판사(경기 파주출판단지), 광주 디자인센터(광주), 갤러리 정미소(서울), 홍익대 대학로캠퍼스(서울), 이집트 대사관(서울) 등 △현재 국민대 교수, 운생동건축사사무소 대표, 갤러리 정미소 대표
:필자 명단:
① 서현(한양대 교수)
② 장윤규(국민대 교수)
③ 정욱주(서울대 교수)
④ 황두진(황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
⑤ 장순각(한양대 교수)
⑥ 김승회(서울대 교수)
⑦ 김광수(이화여대 교수)
⑧ 최욱(스튜디오ONEOONE 대표)
⑨ 신혜원(lokal design 대표)
⑩ 최문규(연세대 교수)
※ 본보에 소개된 아파트 설계 아이디어와 이미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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