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만난 웨인 첨리(사진)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크라이슬러의 무한한 가능성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4000대 판매로 한국의 수입차 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달성하고 앞으로 그 여세를 몰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첨리 사장의 자신감은 허황된 믿음만은 아닌 듯하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판매량은 281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2% 성장했다. 크라이슬러는 미국 시장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도 28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크라이슬러의 이 같은 놀라운 성장 비결을 대중적인 가격 경쟁력과 크라이슬러 특유의 디자인에서 찾았다.
크라이슬러는 PT크루저, 지프 콤패스, 다지 캘리버 등 2000만 원대 모델 3개를 갖춰 대중적 인기를 확보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성사되면 좀 더 저렴한 미국산 자동차를 들여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거리에 나가면 어떤 브랜드인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평범한 차가 많습니다. 반면 PT크루저, 300C 등 우리 브랜드는 딱 보면 ‘크라이슬러’임을 알 수 있지요.”
소비자의 개성이 강해지면서 톡톡 튀는 크라이슬러가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는 얘기다.
크라이슬러는 올해 한국 진출 15주년을 맞았다. 1992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이 회사는 크라이슬러, 지프, 다지 등 다양한 차종을 한국에 소개했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에 20개 전시장과 20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갖추기도 했다.
1998년 ‘다임러벤츠’와 합병한 뒤 올해 8월 다시 결별을 선언한 크라이슬러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임러와의 결별 직후 직원들이 불안스럽게 생각했지만 회사를 키워 나가기 위한 유능한 인력들을 영입하는 한편, 다임러와의 기술제휴 및 공동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밥 나델리 회장, 짐 프레스 부회장, 마이클 맨리 마케팅총괄 담당 등 새로 영입된 중역들이 곧 ‘크라이슬러의 미래’라는 게 첨리 사장의 지적이다.
또 그는 “크라이슬러의 ‘브레인’들은 북미 기반의 회사에서 벗어나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다양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차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첨리 사장은 “차세대 엔진 개발을 위해 현대자동차 및 미쓰비시와의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차들은 기존의 파워트레인을 활용함과 동시에 하이브리드 형태로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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