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실패’를 축하합니다.”
최선을 다한 실패를 ‘올해의 실패왕’으로 선정해 100만 엔(약 790만 원)의 상금을 주는 회사가 있다.
세계적 브랜드로 큰 일본의 ‘혼다’다. 실패왕의 취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실패를 두려워 말고 마음껏 도전하라는 것이다. 이 철학은 업계에서 ‘혼다이즘’으로 통한다.
혼다의 창업주 고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는 1948년 자전거에 보조엔진을 단 모터사이클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혼다의 궤적은 ‘도전의 역사’로 요약된다.
혼다의 꿈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생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경주차 생산의 꿈을 위해 포드 엔진에 슈퍼 차저를 달아 레이싱카를 만들었고 소형 스포츠카 ‘S500’과 ‘S360’을 내놨다.
2000년 사람처럼 걷고 물체를 인식하는 로봇 ‘아시모’를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고, 5년 후에는 예전보다 2배 빨라진 달리기 속도로 배달서비스까지 하는 신형 아시모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제트기 사업에 진출해 2010년까지 연간 70대를 생산한다는 게 목표다.
올해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프리미엄 브랜드 ‘아큐라’ 디자인센터를 개장한 데 이어 올해 착공에 들어간 미국 및 캐나다 공장은 내년 중 본격 가동을 기대하고 있다.
혼다는 꿈에 대한 도전을 강조하면서 인간을 존중하고 개인의 창조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혼다의 열린 문화는 직함이 없는 호칭에 잘 드러난다. 혼다맨들은 ‘○○ 사장’ 대신 ‘○○ 씨’라고 칭한다. 51년 무파업의 전통도 노조원을 존중하는 경영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1세기 혼다의 도전은 친환경 자동차 개발로 이어진다.
올해 2월 혼다의 친환경차 ‘시빅 하이브리드’는 국내 시장에서 당초 60대 한정 판매 목표를 깨고 3개월 만에 60대를 훌쩍 넘어 현재 100여 대가 팔렸다. 이 모델은 한국능률협회 선정 녹색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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