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3년내 점유율 10%… 이젠 중산층 앞으로”

  • 입력 2007년 10월 29일 03시 12분


수입자동차 판매 시장이 ‘빅뱅’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3년 내에 현재의 2배인 10%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자동차 판매 확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딜러와 전시장이 급증한 데다 가격 인하와 저가(低價) 차종 수입 등 수입차 업체의 국내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일본 닛산과 미쓰비시자동차가 국내에 들어오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미국산 자동차의 관세까지 낮아지면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국내 자동차시장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 수입차 판매·정비 시설 급증

1987년에 처음 수입차가 국내에 들어온 지 21년째인 올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처음 5%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게 고무된 수입차 업계에서는 앞으로 3년 내에 점유율이 두 배인 10%로 치솟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웨인 첨리 크라이슬러코리아사장은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수입차 점유율이 2010년경에는 10% 정도로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징후들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자동차 판매의 열쇠를 쥐고 있는 판매와 정비 네트워크가 올해 들어 크게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4개 늘어나는 데 그쳤던 국내 수입차 딜러는 올해 18개가 신설되면서 모두 115개가 됐다.

전시장도 작년에 5개가 새로 생겼지만 올해는 17개가 신설됐다. 서비스센터 역시 지난해 5개, 올해는 11개가 새로 문을 열었다.

이처럼 급증하는 수입차 업계의 판매와 정비 시설은 대부분 서울 이외의 지역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국산차처럼 전국적인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GM코리아가 이달 22일 한국시장에 향후 3년간 500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수입차 업계의 한국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조짐이다.

○ 3000만 원 안팎 차종 잇단 상륙

국산 중형차 가격에 조금만 더 보태면 구입할 수 있는 3000만 원 안팎의 수입차는 20여 종류에 이른다.

대중 브랜드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고급차 브랜드도 3000만 원대 차종을 내놓았거나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닛산과 미쓰비시차까지 들어오면 중산층이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는 수입차 모델은 30여 종류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입차 회사들이 연초부터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은 더욱 내려가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산차 가격이 올라가면서 국산 중형차에 15%를 보태면 동급의 미국차를, 20%를 추가하면 일본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미국 및 유럽연합과의 FTA가 발효돼 수입차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면, 지금보다 판매가격이 5∼10% 내려가 국내 자동차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국내 자동차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캐시 카우(현금원)’인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10%를 넘어서면 영업이익률에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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