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지주회사 CJ㈜의 브랜드 관리팀은 최근 일부 계열사의 마일리지 통합 작업을 시작했다. CJ홈쇼핑, CJ CGV(영화관), CJ푸드빌(외식업), 올리브영(드러그 스토어) 등이 현재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마일리지를 내년 상반기(1∼6월)에 통합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계열사별로 운영 해 온 마일리지 통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객에게 더 많은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 기회를 제공할수록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매출이 증대되는 효과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 ‘마일리지를 한곳에 모아라’
계열사의 마일리지 통합은 백화점, 마트,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업체를 보유한 롯데그룹이 처음 시작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5개 계열사의 마일리지를 통합한 데 이어 올해 5월엔 17개 계열사의 마일리지를 하나로 묶었다. 궁극적으로는 롯데식품 등 롯데그룹의 전체 계열사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롯데카드 김춘식 과장은 “마일리지를 통합하면 롯데백화점을 자주 찾는 고객이 롯데슈퍼나 롯데마트 등을 찾는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관련업계 1위라는 백화점 부문의 경쟁력을 다른 계열사도 함께 누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그룹도 올해 상반기 GS칼텍스의 보너스카드, GS홈쇼핑의 적립금카드, GS리테일의 멤버십 등으로 나뉜 자회사의 마일리지를 통합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내년 상반기에 통합되면 전국 3700여 개에 이르는 주유소, GS25, GS수퍼마켓 등에서 고객들은 하나의 마일리지를 쌓고 사용할 수 있다.
서로 다른 회사끼리 마일리지를 호환할 수 있도록 제휴를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26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SK에너지 OK캐쉬백은 지난해 9월 대한항공과 계약을 하고, 적립 포인트를 항공사 마일리지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최근 대형 마트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마트 5000개를 2013년까지 집중 육성한 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 간 마일리지를 통합하고, 상품권 발행도 돕기로 했다.
○ 마일리지는 고객을 끌어 오는 ‘고리’
국내 마일리지 제도는 그동안 적립은 쉽지만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일부 신용카드 회사의 마일리지는 발행 카드별로도 마일리지가 통합되지 않아, 수수료를 받고 마일리지를 통합해 주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실제 국내에서 사용되지 않고 적립된 포인트의 가치는 1조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마일리지 통합은 회원 증대는 물론 계열사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낳고 있다.
롯데그룹의 마일리지 통합 뒤 회원 수는 출범 당시 약 670만 명에서 올해 9월 말엔 1100만 명으로, 누적 마일리지도 304억 원에서 약 1500억 원으로 늘었다.
SK에너지 OK캐쉬백 조영훈 전략지원팀 부장은 “마일리지를 통해 방대한 고객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며 “이들의 소비 패턴을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