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외환사업부는 25일 현대자동차를 방문해 ‘신한 글로벌 기업자금관리시스템(CMS)’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7월에 선보인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출업체는 해외 현지법인의 계좌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이체 및 출금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올해 말까지 5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였지만 벌써 32개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사업이 확대되면서 국내외를 통합한 자금관리서비스의 수요가 늘어 이를 잡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외국계 은행 독무대는 끝났다
그동안 수출업체들은 통합 자금 관리를 위해 대부분 HSBC,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제공하는 자금관리서비스를 이용했다. 해외지점이 20∼30곳에 불과한 국내 은행은 수출 범위가 넓은 기업의 금융서비스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HSBC 정지향 이사는 “HSBC는 전 세계 83개국, 1만여 지점을 통해 선진 자금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 1000여 곳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은행들은 해외 특정 지역에 지점망을 보유한 은행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국제기구와의 제휴를 활용하며 외국계 은행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예대 마진이 축소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관리서비스 유치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미국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유럽에서 BNP파리바, 일본에서 미즈호 그룹 등과 제휴해 전 세계적으로 2만2000여 개의 지점망을 확보하고 실시간 자금 조회, 즉시 이체 및 출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주부터 국제 금융전자통신기구인 스위프트를 이용해 해외 은행의 계좌 내용을 조회할 수 있는 ‘글로벌 CMS 서비스’를 선보인다.
○ 국제기구도 개별 업체에 CMS 제공
스위프트는 회원사에 지급 결제 및 자금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기구로 전 세계 8100개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영리 국제기구인 스위프트도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CMS 유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6월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스위프트에 가입했으며 다음 달부터 자금관리서비스를 받는다. 삼성전자 측은 “전 세계 은행 간의 거래를 스위프트로 단일화해 글로벌 자금 운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길 기대한다”고 가입 배경을 설명했다.
스위프트 황희택 이사는 “제너럴일렉트릭(GE),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국적 기업도 직접 가입해 경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였다”며 “대우증권도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가입을 신청했으며 심사를 거쳐 내년 초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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