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지주사 성공적 전환” 최태원 회장 ‘자신감 행보’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최태원 SK그룹 회장(앞줄 왼쪽)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SK와 두산의 경기가 끝난 뒤 SK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앞줄 왼쪽)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SK와 두산의 경기가 끝난 뒤 SK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페루 찍고 제주도 거쳐 잠실야구장까지

‘2007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1, 2차전을 연달아 패해 사기가 땅에 떨어진 SK 응원석에 의외의 ‘손님’이 나타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그의 초등학생 아들(12), 그리고 박영호 SK㈜ 사장과 신헌철 SK에너지 사장 등 계열사 임원 20여 명이 ‘깜짝 응원’에 나섰다.

2000년 SK야구단 창단 이후 최 회장의 첫 관람이었다.

○ 계열사 공식 행사에 의욕적으로 나서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측은 “최고경영진이 제주도 ‘SK 최고경영자 세미나’를 마친 뒤 한라산 등반 대신 야구 응원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최 회장이 그룹 계열사의 공식 행사에 자주 모습을 나타내는 등 경영 전면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SK건설이 태국 국영회사와 1억7000만 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고도화사업 수주 계약을 하는 자리에 참석한 데 이어 이달 중순에는 SK에너지가 지분 투자한 페루의 카미시아 유전 시추 현장을 방문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성공적인 지주회사 전환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자신감을 찾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 회장과, 최 회장이 최대주주인 SK C&C는 최근 SK㈜가 진행한 ‘공개 매수’를 통해 SK㈜ 지분 27.6%를 확보했다. 자사주(自社株)를 포함한 우호지분은 42.4%에 이른다.

그는 1998년 9월 옛 SK㈜ 회장에 오른 뒤 남다른 시련도 겪었다.

2003년 옛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분식(粉飾)회계 등으로 7개월간 수감생활을 해야 했고,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다툼도 벌였다.

하지만 2004년부터 크게 개선된 계열사들의 실적은 최 회장에 힘을 실어 줬다.

○ “그룹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

2004년 세계 정유업계가 큰 호황을 보이면서 연간 1000억 원 안팎에 머물던 옛 SK㈜의 순이익은 2004년부터 1조 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몇 년 동안 적자였던 SK해운도 2004년부터 연간 1000억 원대 이상의 흑자를 내고 있으며, SK네트웍스는 올해 4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서 졸업하며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그룹 내에서는 최 회장이 공식적인 대외행사에 자주 모습을 보이면서 그룹의 이미지 개선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이달 초 남북 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디지털카메라로 다른 그룹 회장의 사진을 찍어 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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