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기업이 기자실을 확충하거나 신설했으며 자체 홍보실과 함께 홍보대행사를 병행 활용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 기자실 확충-홍보 임직원 중시
현 정부의 기사송고실 통폐합 움직임과 달리 민간 기업에서는 기자실 확충 움직임이 활발하다.
기업들은 규모가 커질수록 언론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적극적 홍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으로 사옥을 옮기면서 기자실을 크게 확대했다. 내년에 사옥 이전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도 새 건물의 기자실 규모를 대폭 키울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올해 들어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그룹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자실을 확충했으며, 내년 신사옥으로 이전하면 더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KT도 최근 기자실 규모를 늘렸다. 중견 건설사인 우림건설은 지난달 29일 사옥을 서울 서초구 서초동으로 옮기면서 기자실 규모를 넓혔다. 홍보팀 직원들도 5명에서 7명으로 2명을 확충했다. 월드건설과 동문건설도 최근 2, 3개월 사이 기자실을 확대했다.
이상엽 우림건설 홍보실장은 “사옥을 옮기면서 기사송고실의 위치와 크기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사회공헌 활동을 알리려면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사에서도 홍보 담당 임직원들은 각광을 받고 있다.
기아자동차 홍보실장을 지낸 김익환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장은 지난달 30일 새로 마련된 기아차 부회장 자리에 발탁됐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현대중공업, 두산, 한솔그룹, KT 등의 홍보 담당 임원들이 잇따라 승진했고 올 연말연시 인사에서도 여러 기업에서 홍보 임직원들이 승진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다.
○ 자체 홍보조직과 대행사 병행 활용 늘어
대한항공은 오래전부터 홍보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홍보역량을 더 강화하기 위해 홍보대행사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홍보대행사 3곳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았으며 현재 선정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탄탄한 홍보조직을 갖춘 대한항공이 홍보대행사를 선정하려는 것은 일손이 많이 가는 단순 홍보업무는 홍보대행사에 맡기고, 사내 홍보팀은 대(對)언론 관계를 비롯해 기업의 전략홍보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도 홍보 담당 직원들이 있지만 전략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홍보대행사를 선정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박재훈 한국PR기업협회 부회장은 “기업이 글로벌화하면서 홍보 업무가 늘어나고 전략홍보와 사회공헌 등 업무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일부 업무를 홍보대행사에 분담시키고 자체 홍보 인력은 더욱 정예화해 언론 관계 등 전략적인 부분을 전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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