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상(韓商)대회에 참가한 동포 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1일 세계한상대회를 주관하는 재외동포재단에 따르면 한상대회 개최 이후 이뤄진 재외 동포 기업의 한국 투자 규모는 2004년 4억9969만 달러에서 2005년 2억9372만 달러로 크게 줄어든 뒤 지난해에는 8251만 달러에 그쳤다.
재단 측은 대회 파급효과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대회 기간 중에는 참가 기업 간 수출입 계약 내용을 조사하고, 대회가 끝난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전문 조사기관을 통해 대회 참가 동포 기업의 대한(對韓) 투자 규모, 제3국 투자 규모 등을 조사했다.
대회 기간 중 비즈니스 상담 실적은 △2004년 992건 △2005년 1319건 △2006년 2668건이었지만 실제 투자로는 별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반면 재외 동포 기업의 제3국 투자 규모도 같은 기간 1571만 달러, 4670만 달러, 3억299만 달러로 급증 추세를 보였다.
한상대회 주최 측은 “재외 동포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것보다 대회 기간 중 만난 다른 동포 기업을 통해 제3국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동포 기업인들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정치 불안, 정책 일관성 부족과 강성 노조, 과도한 세금, 복잡한 절차와 규제 등으로 한국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대회에 대한 국내 정치권과 경제단체, 기업 등의 관심이 커지면서 올해 대회에는 국내 참가자가 500명가량 늘었지만, 해외 동포 참가자는 오히려 100명 정도 감소해 이 같은 기류를 반영했다.
한편 한상대회의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도시들의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부산 대회에선 청주, 포항 등이 올해 대회 유치 신청을 했지만, 시설 부족 등으로 부산에서 2년 연속 열리게 됐다. 부산은 올해 대회 유치를 위해 참가자 숙소 비용 등 6억 원가량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내년 7차 대회 유치를 놓고 광주(光州), 제주 등이 물밑 경쟁을 벌인 끝에 컨벤션 센터와 숙박 시설에서 앞선 제주가 개최지로 결정됐다.
부산=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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