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예대마진 ‘빨간불’

  • 입력 2007년 11월 2일 03시 03분


상호저축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예대금리차)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중은행 등 다른 금융권과의 자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금금리가 올랐지만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은 탓에 대출금리는 오히려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급격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대금리차 4.78%포인트로 사상 최저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신규취급액을 기준으로 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전달보다 0.20%포인트 오른 연 6.01%였다. 이는 2002년 6월 이후 최고치다.

반면 대출금리는 전달보다 0.44%포인트 떨어진 연 10.79%로 예대금리차는 4.78%포인트에 불과했다. 2003년 11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004년 3월 7.10%포인트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 뒤 5∼6%포인트대에서 움직이다가 지난해 11월 4.92%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예대금리차가 줄어든 것은 최근 적립식펀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시중은행들이 연 6%에 육박하는 고금리 상품을 내놓자 저축은행들도 앞 다퉈 예금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일부 저축은행은 연 7%가 넘는 특판 예금상품도 선보였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이 1일 내놓은 ‘워터게이트 정기예금’은 복리 기준으로 연 7.12%의 금리를 준다.

○부동산 PF 대출 규제로 자금 운용 막혀

하지만 예금금리 인상분을 대출금리에 반영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들은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제 등으로 돈을 빌려 줄 곳이 마땅치 않아 대출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부동산 PF 비중을 줄이면서 평균 대출금리가 낮아졌다”며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금리가 낮은 담보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아직 못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정찬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 저축은행들이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며 “해외대출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자금 운용처를 다변화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호저축은행의 예대금리 차 추이
시기예금금리(연 %)대출금리(연 %)예대금리차(%포인트)
2003년 12월5.6912.446.75
2004년 12월5.1711.336.16
2005년 12월5.3211.185.86
2006년 12월 5.5010.945.44
2007년 9월6.0110.794.78
월평균 기준. (자료: 한국은행)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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