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인들은 한국 증시 상장(上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3노드디지탈그룹의 류즈슝(劉志雄·사진) 회장은 2일 애널리스트와 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류 회장은 “한국은 중국과 지리상 가깝고 사업구조도 비슷하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을 통해 한국 기업과 협업을 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한국 중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기술수준이 높아 몇몇 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회장은 이를 위해 올해 8월 상장을 마치자마자 9월에 사무소를 세우고 직원을 늘리고 있다.
3노드디지탈그룹은 컴퓨터, 자동차, MP3플레이어 등에 쓰이는 스피커 생산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은 451억 원, 순이익은 44억 원이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2500원으로 8월 말 1만3800원(종가 기준)까지 주가가 급등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로 현재는 4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류 회장은 “외국 기업은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거래소 요구를 따르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중국의 기업 상장이나 인수합병(M&A)이 넘쳐나면서 유명 회계법인들이 수수료가 적고 리스크는 크다는 이유로 중소기업에 대한 회계감사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노드디지탈그룹은 1년여의 상장 준비기간 중 회계감사에만 3개월을 들여야 했다.
이에 대해 증권거래소는 “부실기업 상장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류 회장은 “아직까지 한국 증시는 중국 등 외국 기업인들에게 생소한 게 사실”이라며 “외국 기업에 대한 상장심사 기준을 완화하면 이들의 국내 증시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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