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입사선호 No2]아시아나항공…최고 항공사 ‘도약’

  • 입력 2007년 11월 3일 0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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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한 대로 출발… 20년 만에 국제 노선 80개 취항

올해 ‘5스타’ 영예… “경쟁상대는 세계 1위 싱가포르 항공”

“우리의 경쟁자는 대한항공이 아닙니다. 싱가포르항공입니다.”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최대 라이벌을 ‘서비스의 질’로 세계 항공업계를 제패한 싱가포르항공으로 꼽는다. 외형으로는 대한항공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로 글로벌 항공사를 지향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세계 최대 항공 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당당히 활약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세계 항공업계의 최고 영예인 ‘5스타 항공사’로 뽑히기도 했다.

[1] 구조조정-공적자금 지원 없이 외환위기 극복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습니다.”

이경식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캐빈서비스팀장은 창립 당시 막막했던 심정을 이렇게 털어놨다. 단 한 대의 항공기로 시작해 20년 뒤 64대, 세계 17개국, 64개 도시에 80개 국제 노선을 갖추기까지 20년 역사는 그야말로 ‘산 넘고 다시 산 넘기’의 연속이었다.

이 팀장은 아시아나항공이 태어난 1988년 항공기 구경도 못한 승무원들에게 ‘비행기의 ABC’를 가르쳤다. 전문서적이 없어 영문서적을 일일이 번역해 가르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초라한 출발’은 오히려 전 직원의 에너지를 모으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아시아나인(人)’들은 1997년 외환위기의 힘든 시절을 ‘힘들었지만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말한다. 후발 항공사였던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1700%의 부채비율에 해외 여행객 급감으로 골치를 앓았다. 새로 들여올 비행기조차 위약금을 물어가며 되돌려 보내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단 한 사람의 구조조정, 단 한 푼의 공적자금 지원 없이 위기를 견뎌냈다.

김혜련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캐빈서비스팀 차장은 “모든 직원은 돌아가며 1년에 최소 한 달을 무급으로 휴직해야 했고 신입직원은 입사를 1년간 미뤄야 했다”면서 “우리는 회사를 믿었고 회사는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2] 최근 3년 여객-화물 각각 20%씩 성장

‘별 다섯 개.’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받은 성적표다.

영국의 항공산업 전문평가기관인 ‘스카이트랙스’는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을 ‘5스타 항공사’로 선정했다. 5스타 항공사는 서비스와 전문성을 인정받은 업체에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 나머지 5스타 항공사는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패시픽항공, 카타르항공, 말레이시아항공.

선정 당시 에드워드 플레스테드 스카이트랙스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신생 또는 후발 항공사가 아니라 다른 항공사에 고객서비스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수준의 회사”라고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글로벌 인지도 향상에는 ‘스타 얼라이언스’의 힘도 보탬이 됐다. 스타 얼라이언스는 세계 17개 회원사가 마일리지 공유, 기술 공동개발, 스케줄 공동 관리 등을 추진하는 일종의 연합회로 세계 항공사 네트워크 3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스타 얼라이언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1억3000만 달러(약 1180억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실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여객운송 부문 세계 34위, 화물운송 부문 세계 15위로 지난해 전체 매출 3조4000여억 원을 올려 세계 27위 항공사로 자리 잡았다.

최근 3년간 여객과 화물운송 부문 모두 20%씩 성장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인사부문 상무는 “9·11테러의 여파를 이기지 못해 부도가 난 해외 항공사가 부지기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실적 향상 덕분에 올해는 처음으로 주주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를 주주배당의 원년으로 삼고 해마다 주주배당을 할 계획이다.

[3] “뭔가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는 사무실마다 ‘재도약’이란 액자가 걸려 있다.

내년에 창립 20주년을 맞는 아시아나항공이 2011년까지 매출 5조 원, 영업이익률 8%,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이배 아시아나항공 전략경영팀장은 “항공사의 핵심인 서비스에 투자하기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6700만 달러(약 608억 원)를 들여 총 16대의 항공기 내부를 개조하고 있다”며 “A350, A380, B787, B747-8 등 신기종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에어차이나, 상하이항공 등 중국 대형 항공사가 스타 얼라이언스에 추가로 가입하면 한중일 간 전략적 제휴가 활발해져 수익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도약을 위해 사원 개개인의 자기 계발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아시아나는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업무와 스스로의 자기 계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기업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본사에는 직무관련 교육은 물론 요가, 와인 강좌, 단전호흡 강좌 등 다양한 자기 계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회사를 ‘일터’인 동시에 ‘자기 계발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이 같은 재도약 프로그램으로 조만간 ‘싱가포르항공’에 대적할 만한 수준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서비스의 질적인 차별’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경쟁사 가운데 서비스를 강조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기에는 외형적으로 너무나 빈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작지만 강한’ 항공사로 비상(飛上)하기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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