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된 세계 각국 증권거래소에 투자하는 거래소 펀드,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 등 명품 그룹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 지구 온난화에 적극 대처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기후변화 펀드….
국내 펀드 시장에 나온 이 같은 ‘섹터 펀드’는 모두 146개. 하지만 수익률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특정 분야에 투자하는 만큼 리스크도 크다.
펀드 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 섹터 펀드는 대안투자의 수단이며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 설정액 상위에는 들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섹터 펀드 중에도 ‘효자’는 있기 마련이다. 단, 제한적 범위에서 분산 투자하는 것은 기본이다.
○돈 되고, 돈 안 되는 펀드 확연히 구분
올해 3월 설정된 ‘유리글로벌거래소주식’ 펀드는 6개월 수익률이 37%에 이른다. 섹터 펀드 중 최상위권이다. 전 세계의 상장된 20여 개 증권거래소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글로벌 증시 호황과 거래소 간 합병에 힘입어 좋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유리자산운용 안찬식 상품개발팀장은 “앞으로도 계속 거래소 간 합병 요인이 있고 도쿄 거래소를 비롯한 대형 거래소도 상장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반면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물, 럭셔리, 헬스케어 등의 섹터 펀드는 올해 성적이 신통치 않다. 선진국 시장이 신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는 물이 석유보다 비싸다고 한다. 이렇듯 높은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만들어진 물 펀드는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 편입 비율이 40∼60%에 이른다. 증권업계에서는 관련 산업이 아직 성숙하지 않아 물 펀드의 수익 실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럭셔리 펀드는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다. 주로 프랑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하는데 올해 프랑스 주가 상승률이 5.5%에 그친 탓이 크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펀드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대체에너지 및 환경 관련주들이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어 최근 3개월 수익률이 6∼8%에 이르고 있다.
○제한적 범위에서 투자해야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전무는 “섹터 펀드는 결국 투자자 자신의 신념이 투자 여부를 결정지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 펀드의 투자 기업을 꼼꼼히 살펴본 후 와인을 좋아한다면 와인펀드에, 명품을 즐긴다면 럭셔리 펀드에,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지구온난화 펀드에 투자하라는 설명이다.
하나UBS자산운용 측은 “당장의 수익률은 좋지 않지만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헬스케어 및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장기적인 차원에서 검토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분산 투자는 필수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섹터 펀드는 어디까지나 전체 투자 금액의 10% 내에서 제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