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호텔과 제휴로 돌파구
대구와 경북 지역 대학들이 호텔경영 등 관광 분야 학과 개설에 앞 다퉈 나서고 있다.
관광 분야가 부가가치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관광산업의 주요 기반인 호텔 업계가 다소 침체돼 있어 해당 분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도록 지원하는 방안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7일 “관광경영학과와 호텔경영학과, 외식식품산업학부 등 3개 분야로 호텔관광대를 설치해 올해 12월 정시모집(정원 120명)을 한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는 단과대 설립을 위해 최근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에미리트팰리스 호텔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위한 산학협약을 맺었다.
이 호텔은 두바이에 있는 버즈알아랍 호텔과 함께 세계에서 두 곳뿐인 7성급 최고급 호텔이다.
관광 관련 단과대 출현이 가시화되면서 지역 대학가에서는 ‘호텔리어’(호텔에서 일하는 사람)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와 경북의 2, 4년제 대학 중 경북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관광 관련 학과나 학부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대학의 관광 관련 학과나 전공은 280개로 재학생은 4만400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최근 5년 안에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대구대 호텔경영전공 서철현 교수는 “일부 특급호텔을 제외한 상당수 호텔이 성장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학의 관련 전공학생 배출은 과도한 실정”이라며 “호텔들이 인건비를 줄여 경영수지를 맞추려고 대학 졸업생을 임시직으로 채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호텔에 취업하더라도 비정규직이면 월급이 100만 원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동국대 경주캠퍼스 호텔경영전공 박종희 교수는 “요즘 관광객은 저렴하면서 독특하고 분위기 있는 숙박시설을 선호해 호텔 숙박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경주 보문단지의 특급호텔들도 현상 유지를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20여 년 전에 호텔경영학과를 개설한 경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대학 박진영 교수는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는 경우는 50%가량”이라며 “보수는 적고 일은 많은 데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사례가 많아 졸업생이 호텔 취업을 꺼린다”고 말했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호텔은 서울 114곳을 비롯해 부산 55곳, 경주 48곳, 제주 44곳, 대구 29곳 등 모두 560여 곳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관광객의 해외여행이 급증하는 추세에 맞춰 외국의 호텔에 학생들이 활발하게 진출하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에미리트팰리스 호텔을 방문한 대구가톨릭대 서경돈 총장은 “미국의 유명 호텔과도 1년 과정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급 호텔리어를 육성하면 졸업생의 진로는 밝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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