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 부채는 과다한 수준입니다. 한국 경제는 높은 가계 부채를 비롯해 급속한 고령화, 서비스 부문의 낮은 생산성 등 ‘3대 리스크’를 해결해야 합니다.”
제럴드 시프(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08년 한국 경제와 동아시아 경제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한국의 가계는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미국이나 일본보다도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프 부국장은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등과 함께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IMF 정례협의를 하기 위해 1일 방한했다.
그는 “가계 부채 비율이 높으면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 비용이 늘어 가계에 부담을 준다”며 “한국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빠른 것도 문제”라며 “15∼6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의 노인 비율, 다시 말해 젊은이들이 노인을 부양하는 비율은 선진 7개국(G7)의 평균을 추월했을 정도”라고 우려했다.
또 “한국의 급속한 고령화는 노동인구의 감소를 초래하고, 연금 부담을 늘려 재정을 압박하는 등 적지 않은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프 부국장은 “한국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성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클 정도로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낮다”며 “한국은 서비스업을 개방하고, 서비스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경제의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올해 4.8%, 내년엔 4.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달까지 한국은 농산물과 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물가상승률은 목표치 내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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