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정도 돌아다녔을까, 이 씨는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학생들을 발견했다. 그가 “어느 학교 다녀요? 일찍 들어가야지요”라고 타이르자 학생들은 금세 자리를 떴다.
에스원은 지난해 8월 국가청소년위원회와 협약을 하고, 출동 직원 2000여 명이 전국에서 청소년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에스원 직원들이 올해 9월까지 폭력으로부터 보호한 청소년은 300여 명에 이른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이처럼 각 회사 특성을 살려 사회 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하거나 양로원 등에 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각자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는 셈이다. 》
○ 삼성에버랜드, 아주 특별한 견공 졸업식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우미견 훈련소를 운영하는 삼성에버랜드는 올해 4월 충남 천안소년교도소에서 아주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이곳에 수감된 청소년들이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가량 훈련시킨 견공(犬公)들을 사회복지시설에 내보내는 ‘견공 졸업식’이었다.
삼성에버랜드 직원들은 매일 경기 용인시에서 천안시까지 와서 하루 8시간씩 청소년 수감자들이 견공을 훈련하는 것을 도와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회에서 격리된 청소년 수감자들이 개를 훈련시키면서 정서가 풍부해져 궁극적으로는 재범률이 낮아진다”며 “이는 청소년 수감자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무주택 가구에게 집을 지어 주는 해비타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희망 보금자리 사업’이다.
최근에는 충남 천안시 목천읍 교촌리 용지를 17억 원에 사들여 2010년까지 무주택자를 위한 주택 80여 채를 지을 예정이다.
이 회사 직원들은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마다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와서 봉사 활동을 벌인다. 지난해 이들이 건립한 주택은 211채나 된다.
○ 삼성중공업, 나루터 고치고 어린이 놀이터도 고치고
경남 거제시의 삼성중공업은 부서별로 사회 공헌 활동이 철저하게 분업화돼 있다. 도색 작업을 맡는 중장비 부서는 페인트 칠이 벗겨진 마을 회관 담벼락을 도색해 주고, 선박 부서는 인근 어촌의 어선 수리나 나루터 보수를 맡는다. 또 용접 부서는 어린이 놀이터의 철봉과 그네 등을 보수해 주고, 전기 부서는 마을 주요 시설의 전기 상태 점검에 나선다.
지난해 4월부터 삼성중공업 내 6개 주요 부서가 아예 거제시 6개 마을과 각각 결연 관계를 맺고 ‘웰빙 공원’을 만들어 주고 있다. 웰빙 공원에 설치되는 체육시설 등은 직원들이 중공업 기술을 활용해 직접 제작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부서별로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으로 다른 봉사 활동에 비해 만족도가 훨씬 높고,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고 전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읍에 자리한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들은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대부분 석·박사인 연구원들은 경기 평택시, 안성시 등의 초등학교를 돌면서 생활 속의 과학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꿈나무 과학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 측은 “이공계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미래 사회의 주역인 어린이들에게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석유화학,16년째 태화강 가꾸기 활동
정보통신서비스기업인 삼성네트웍스는 대학생 대상 ‘네트워크 아카데미’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장 실습 중심의 3주 과정으로, 정보관리기술사 등 핵심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들이 직접 강의를 담당한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울산에 있는 삼성석유화학은 1991년부터 ‘태화강 가꾸기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매월 2차례 태화강 주변에서 화초 심기, 산책로 만들기. 코스모스 심기, 휴게시설 설치, 오물수거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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