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수 KT 사장은 최근 내년 매출 목표를 13조 원으로 책정하고 각 사업부문장에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해 이달 16일 강원 원주에서 개최되는 임원 워크숍에서 발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KT의 한 고위 임원은 “남 사장은 2005년 8월 취임 이후 회사의 거품을 빼고 본질적인 경쟁력을 다지는 내실 경영에 주력해 왔다”며 “하지만 언제까지나 시장의 기대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판단으로 내년 매출 목표를 크게 높여 잡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임원은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나서는 등 유무선 통신시장의 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며 “구체적 매출 목표는 사업계획을 짜는 과정에서 다소 조정되겠지만 KT가 공세(攻勢)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남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되는 것을 감안할 때 ‘13조 원 매출 목표’는 연임을 앞둔 승부수라는 측면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T의 경영 기조가 이처럼 ‘매출 하락을 막기 위한 수세(守勢)형’에서 ‘적극적 매출 창출을 위한 공세형’으로 바뀜에 따라 △인터넷(IP)TV인 메가TV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솔루션 사업 등 신규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남 사장은 최근 홍콩의 IPTV 사업자인 PCWW를 방문한 직후 ‘매출 13조 원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소니 등과 협력하는 다양한 IPTV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또 영업, 마케팅 분야에서도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T의 이런 공세적 경영은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시도하며 유선시장에 발을 들이려는 SK텔레콤의 최근 공격적 행보와 맞물리면서 두 회사 간의 정면 대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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