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LG화학이 최고급 인테리어 시장을 겨냥해 이달 초 선보인 ‘디스퀘어’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전시장에 들어서자 대형 모니터의 안내문이 첫눈에 들어왔다. 개장한 지 겨우 닷새째였지만 2층 상담실 4곳은 예약 고객들로 가득 찼다.
범승규 LG화학 인테리어 매니저는 “디스퀘어는 인테리어 상담에서, 자재 공급, 공사까지 본사가 직접 맡는 종합 인테리어 브랜드”라며 “평당 200만∼300만 원대 예산을 잡는 고객을 타깃으로 예약을 통해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 인테리어, 주방가구, 욕실자재 등 국내 인테리어 업계에 ‘명품’ 바람이 불면서 관련 업계의 고급화 브랜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 주방도, 욕실도 고급화 열풍
주방가구 전문업체 에넥스는 지난해 프리미엄 주방가구 브랜드 ‘블랙 실버’를 내놓았다. 약 198m²(60평) 아파트의 주방을 꾸미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3000만∼1억 원에 이른다.
중국 저가(低價) 부엌가구에 대응해 중저가 브랜드 ‘밀란’을 내놓았던 한샘도 최근 ‘키친바흐’ 등 고가 브랜드로 방향을 선회했다. 조숙연 에넥스 홍보팀장은 “국내에서 급성장하는 수입 고가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에서 자재를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화 추세는 주방에서 욕실로도 확장되고 있다.
행남자기와 건축자재 업체 KCC는 올해 최고급 욕실용품을 내놓겠다며 각각 ‘쿤’과 ‘인바이트 루’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 ‘상위 20%가 시장의 53% 차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주거 개보수 관련 인테리어 시장은 2002∼2006년 연평균 10.5% 성장했다. 이런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전체 시장은 지난해 약 1조8000억 원에서 2010년 2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주거 개보수 관련 인테리어 시장은 고급 수요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수익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LG화학이 지난해 말 서울 경기 및 5대 광역시의 거주자 5783명을 대상으로 국내 인테리어 시장을 조사한 결과 소득 수준 상위 20%의 공사비가 전체의 약 53%를 차지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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