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1년이라는 지루한 시간을 견뎌낸 결과물인 4, 5%의 배당보다는 종목선택만 잘하면 하루에도 15%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모멘텀 투자에 더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배당투자는 상당히 매력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당투자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첫째, 배당은 주가 하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가)이 올라가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을 노리는 자금이 들어온다.
둘째, 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도피처로 택하는 종목들은 다른 기업에 비해 재무구조가 튼튼해 배당금을 지급하고 늘려온 우량기업이다.
셋째,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더 취하고자 하는 ‘대리인 비용(agency cost)’이란 개념이 있는데, 배당금을 많이 주는 기업은 이러한 대리인 비용이 덜 발생한다.
배당투자의 위력을 보여 주는 가치투자자가 한 명 있으니, 그가 바로 절대적 가치투자자로 불리는 존 네프다. 1995년 은퇴한 네프는 주가가 폭락하기를 기다렸다가 배당금을 지급하는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만일 1964년에 네프에게 1억 원을 맡겼다가 그의 은퇴시점에 돈을 찾았다면 1억 원은 56억 원이 되었을 것이다. 30년을 투자한 대가치고 매우 괜찮은 결과다.
재미난 점은 네프의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13.9%였는데 그의 투자수익 중 40%는 배당금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네프는 4, 5%의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는 주식을 발견할 수 있다면 목표의 절반은 달성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네프의 사례는 배당금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생생한 증거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는 심지어 “배당은 최소한 성장의 두 배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