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최근 교토의정서 발효를 앞두고 한국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을 최대 2조 원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는 더는 환경 보호 차원에만 머물 수 없는 실질적인 경제 문제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펀드와 탄소펀드 등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투자 기회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전체 투자액 10% 기후변화 펀드에”
기후변화펀드의 기반이 되는 교토의정서는 내년부터 일부 선진국에 적용되고 한국은 2013년에 의무 대상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슈로더의 앨런 브라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후변화펀드는 주로 선진국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단기 고수익을 노리기보다 장기적인 분산투자 수단으로 적절하다”며 “전체 펀드 투자액 가운데 10%를 기후변화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펀드가 이산화탄소 저감과 관련된 다양한 수혜 업종에 투자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리스크가 분산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펀드는 이산화탄소 감축사업 등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탄소펀드와 유사하지만 투자 영역은 훨씬 넓은 편.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고효율 산업(에너지 저소비형 전자제품 및 건축자재 생산업체) △친환경 자동차 산업(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 생산업체) △친환경 자원산업(바이오에탄올 원료, 농기계 생산, 수자원 관리업체) △저탄소 연료산업(천연가스 탐사 및 정제, 천연가스 운반선 제조업체) △대체에너지 산업(풍력, 태양열발전업체) 등이 꼽힌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4개 기후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4∼6%대로 해외 주식형 평균(17.06%)에 미치지 못했지만 급락장이 연출된 최근 1개월간은 ―0.83∼―3.66%로 해외 주식형 펀드(―6.93%)보다 손실이 적었다.
○탄소배출권 개인 투자 펀드 연내 등장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14일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탄소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탄소배출권은 해당 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춘 만큼 인정받게 된다.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0억 달러로 2005년의 3배로 성장했으며 이미 골드만삭스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이 대거 진출했다.
한국은 올해 8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탄소펀드 사업자로 선정돼 실탄 마련에 들어갔다.
탄소펀드는 이산화탄소 감축사업이나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에 투자해 확보한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탄소거래소에서 팔아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구체적인 투자 분야는 △매립지의 메탄가스 회수 및 발전산업 △반도체 생산 공정의 비이산화탄소(Non-CO2) 저감산업 △신재생에너지 발전산업 등이다.
한국투신운용의 탄소펀드는 20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로 아직 초기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해 기관 투자만 받고 있다. 하지만 산업자원부가 연내에 추가로 설정할 탄소배출권 투자 펀드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도 유치할 계획이다.
런던=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