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 특검’이 연말 대통령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는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회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본보 16일자 A1면 참조
검찰 ‘특검式 수사본부’ 구성
경제 5단체는 성명서에서 “이번 사태는 특정인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며 “주장의 진위조차 확인되지 않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하면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국내 대표 기업에 대한 특검이 도입되면 진실 여부를 떠나 우리 기업의 이미지 손상과 대외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기업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 경영 전략과 투자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에 특검이 도입돼 장기간의 수사로 이어지면 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와 기업 의욕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 5단체는 “지금은 연말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며 특검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김상열 상의 상근부회장은 “특검은 예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여러 주장이 증폭되고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므로 일단 수사 진행 과정을 지켜본 뒤에 특검을 도입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제 5단체는 “진위가 불분명한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쟁의 확산이 해당 기업은 물론 경제와 사회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고비용·저효율과 경쟁국의 추격, 고유가와 환율 하락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본연의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치권과 국민이 적극 도와주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 기념행사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당초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각계 인사를 초청해 치르기로 한 19일의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 20주기 추모행사도 축소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안에 있는 고인 묘역에서 추모식만 갖기로 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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