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올리면 연쇄부실 우려”
“내년 2, 3분기(4∼9월)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고비입니다.”
실라 베어(사진)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2, 3분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대출금리 재조정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며 “이 시기가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DIC는 미국의 금융회사 감독 및 부실 금융회사 정리를 맡고 있는 정부기관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함께 미국 금융의 핵심 기구다.
예금보험공사 초청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베어 의장은 “내년에 모기지 업체들이 금리 조정을 어떻게 할지 예측하기 힘들다”며 “고정금리로 나간 주택담보대출이 변동금리로 재조정되면 대출자들은 연체 불이행으로 압류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품은 ‘2·28’이라는 형태의 혼합형 변동금리부 상품이다. 이는 30년 만기로 처음 2년 동안에는 다소 낮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나머지 28년간은 6개월마다 금리를 조정하는 변동금리 방식으로 대출이 이뤄지는데 이때는 금리가 높아진다.
지난해 집중적으로 이뤄진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은 내년 중반이면 2년간의 저금리 적용 기간이 끝나게 된다. 모기지 업체들이 변동금리로 높은 금리를 적용할 경우 연체하거나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대출자가 속출해 모기지 업체와 금융회사들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베어 의장은 “모기지 업체들이 금리를 재조정하게 될 대출 규모는 올해 1500억 달러, 내년 3000억 달러 등 4500억∼5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압류로 주택시장이 침체되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만큼 압류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모기지 업체들이 변동금리로 전환하지 말고 장기 고정금리를 적용해야 한다”며 “모기지 업체들의 대출조건 변경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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