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직원 &직원가족 만족 프로그램 급속 확산

  • 입력 2007년 11월 19일 03시 01분


《한국피자헛 직원 117명은 3월 12일부터 16일까지 태국 파타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 여행은 정규 직원과 파트타이머를 구분하지 않고 매장 실적과 근무 성과 등을 기준으로 성적이 뛰어난 직원들에게 주어진 인센티브였다. 한국피자헛 인사팀 고지영 과장은 “매장에서 고객들과 만나는 직원들의 만족이 고객 만족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장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계 기업과 대기업 등이 도입한 고객 만족 프로그램이 기업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내부 고객 만족 없이는 외부 고객 만족도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생긴 현상이다.》

SKT 직원에 아침식사 챙겨줘

피자헛 우수사원 해외여행 선물

○ 아침에 공부하거나 운동하는 직원 배려

‘일찍 일어나는 새가 아침 식사를 한다.’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직원 아침식사 챙겨주기 캠페인의 이름이다.

아침 일찍 시작하는 회의나 업무로 인해 밥을 거른 직원을 배려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모든 직원들이 무료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게 했다. 새벽에 학원을 다니거나 운동을 한 뒤 회사 근처에서 한 끼를 때우던 직원들이 회사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일찍 일어나는 새’를 위한 복지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는 사람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침식사를 유료로 제공하는 회사들은 구내식당에서 근무시간이 시작된 이후에도 식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SK텔레콤은 오전 7시부터 오전 8시 10분까지만 식사를 제공한다.

사내 중국어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원홍식 매니저는 “새벽에 강의가 있어 아침을 챙겨 먹고 나오지 못했는데 회사에서 챙겨줘 아침식사를 거르는 일이 없게 됐다”며 “강의가 끝난 뒤 동료들과 함께 먹는 아침은 상당히 색다른 맛”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 시스템 관리 솔루션 업체인 한국CA도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 직원 가족도 내부 고객

직원뿐만 아니라 직원 가족들을 감동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기업도 많다. ‘내부 고객’의 개념이 직원만이 아니라 직원 가족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가족 만족이 곧 직원 만족이자 고객 만족이라는 논리다.

목재 전문기업 동화홀딩스의 직원 자녀 15명은 8월 4박 5일간 말레이시아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이들은 페낭 인근에 있는 동화홀딩스 사업장을 견학한 뒤 쿠알라룸푸르 관광을 통해 현지 문화를 접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여행은 2004년부터 해마다 직원 자녀들을 추첨으로 선발해 해외 사업장 견학 기회를 제공하는 ‘부모 직장 행사 체험’ 중 하나다. 아빠, 엄마가 다니는 회사에 대해 친근감도 갖게 하고 자녀의 글로벌 감각도 키울 수 있어서 사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10년 근속 직원에게는 배우자와 함께 제주도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항공권과 숙박비를, 20년 근속 직원에게는 배우자 및 자녀와 함께 동남아시아 여행을 할 수 있는 항공권과 숙박비를 제공한다.

○ 1년에 골프 100타 깨면 보너스 1000만 원

직원들의 역량을 개발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여행사 ‘여행박사’는 직원들의 건강 증진과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골프를 권장하기 위해 2005년 하반기부터 골프 지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골프에 입문해서 1년 안에 100타(여직원은 120타)를 깨면 1000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

매년 11월경 열리는 해외 워크숍에서 사장과 함께 라운드해서 100타 이하를 기록하면 보너스를 받는다. 지난해 2명, 올해 1명이 1000만 원을 받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자신의 업무 시간 중 10%(주 4시간)를 업무와 직접 연관이 없는 ‘창의적(Creative) 활동’에 투자하는 ‘C-타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 시간에 회사 밖으로 나가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거나,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찾아 머리를 식힌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정대중 검색마케팅 전략팀장은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자기 개발을 할 시간을 찾기 어려운데 근무 시간 중에 동료들과 함께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CJ㈜는 향후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대리, 과장급 직원을 1년간 파견해 직원이 자유롭게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시장조사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글로벌 파이어니어(Pioneer)’를 시행하고 있다.

해외 출장 시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정규 일정 외에 출장 기간을 3∼5일 더 늘려 주는 ‘이(異)문화 체험 제도’도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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