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맛 보존 탁월” 뚜껑식 수성 나서
‘냉장고 본가’에서 성공적으로 분가한 김치냉장고가 요즘 김장철을 맞아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치냉장고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는 전통의 뚜껑식 김치냉장고에 세련된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스탠드형 김치냉장고가 도전장을 내면서 ‘내전(內戰)’ 양상이 빚어진 것이다.
○ 김치 맛의 뚜껑식 vs 세련미의 스탠드형
1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김치냉장고의 국내 시장 연간 판매량은 2003년 140만 대를 정점으로 2004년 120만 대, 2005년 125만 대, 2006년 105만 대로 감소 추세에 있다.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따뜻한 겨울’ 현상이 나타나고 배추 가격 등의 상승으로 김장을 하는 가정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침체된 김치냉장고시장에서 프리미엄 스탠드형 제품의 비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최경혜 과장은 “올 10월 말까지 판매 대수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비중 증가로 매출액은 5%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스탠드형 제품 비중은 7%에 그쳤지만 올해 9, 10월 두 달간 판매량 기준으로만 보면 14%에 이를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이에 LG전자는 아예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뚜껑식 김치냉장고에서 무거운 김치통을 꺼내고 넣으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주부가 많은 점에 착안해 스탠드형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빌트인과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앞으로 스탠드형 제품 비중을 자사(自社) 김치냉장고 판매량의 50%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전통의 뚜껑식 김치냉장고 시장을 선도해 온 딤채의 위니아만도는 “스탠드형은 김치 용기를 넣고 꺼내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그만큼 냉기가 쉽게 유출돼 김치 맛을 떨어뜨린다”고 반박한다.
이 회사 김종우 마케팅 팀장은 “스탠드형이 땅에 묻는 김장독 원리를 충실히 구현한 뚜껑식의 완벽한 대체재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주목받는 ‘혼합형 김치냉장고’
뚜껑식과 스탠드형 제품의 공방이 가열되면서 이 둘의 장점만을 딴 혼합형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각 방식은 뚜껑식, 디자인은 스탠드형을 지향한 ‘하우젠 아삭 홈바형 김치냉장고’를 선보였다. 아래 2개의 서랍 칸은 냉장고 벽면에 냉각파이프를 내장해 차가운 냉기를 균일하게 전달하는 뚜껑식의 ‘직접냉각 방식’을 적용했다. 반면 위쪽의 여닫이 칸은 냉각 팬이 냉기를 순환시키는 스탠드형의 ‘간접냉각 방식’을 채택했다.
오래 저장할 김치는 아래 칸에, 금방 꺼내 먹을 김치나 채소는 위 칸에 보관해 절전 효과도 높였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위니아만도도 신혼부부 등을 겨냥한 ‘뚜껑식 김치냉장고+와인셀러’ 방식의 ‘딤채 와인미니’를 내놓았다.
한편 LG전자는 밀폐용기 제품으로 잘 알려진 ‘락앤락’의 하나코비와 김치 브랜드인 ‘종가집’과 제휴해 공동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치냉장고 뚜껑식과 스탠드형 비교 | ||
뚜껑식 | 스탠드형 | |
―김치 냉장 보관의 기본 기능에 충실 ―김치냉장고 시장의 약 90% 차지 | 특징 | ―세련된 ‘제2(세컨드) 냉장고’ 기능 ―빌트인과 프리미엄 시장에서 호조 |
발코니 다용도실 | 설치 장소 | 주방 거실 |
―성에가 낀다 ―바닥 공간을 좀 더 차지한다 | 상대적 약점 | ―김치 채소 과일이 어는 경우가 있다 ―가격이 좀 더 비싸다 |
―직접냉각 방식(냉장고 벽면 냉각파이프를 내장해 차가운 냉기를 균일하게 전달) | 냉각 방식 | ―간접냉각 방식(냉각 팬이 냉기를 순환시켜 직접냉각 방식보다냉각 속도가 빠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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