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 경제인클럽에서 동아일보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등 10개 IT단체의 공동 주최로 열린 ‘2007 대선 후보 초청 IT 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이 포럼에 초청됐다.
▶본보 21일자 A10면 참조
[대선후보 초청 IT 정책포럼]이명박 후보
○ IT를 통해 남북, 세계와 소통
정 후보는 “김정일 위원장과의 대면에서 북한이 아일랜드처럼 IT를 국가 발전의 전략사업으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는 의지를 읽었다”며 “IT 협력은 남북을 연결하는 혈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영토를 개척해 대륙화 시대, 신(新) 광개토 시대를 열려면 지도자의 의지와 신념이 필요하다”며 “차기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북한을 전략물자수출통제 국가에서 제외시키는 등 엄청난 장벽을 열어야 하는데, 이는 한나라당 식으로는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렇게 하면 IT를 통한 남북 경제 통합 시대가 열리고 대한민국의 진취적인 도전정신이 부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개도국에 대한 공공개발원조(ODA)에 인색한 나라”라며 “ODA를 확대해 다른 국가를 도우며 북으로,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리더십을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 정부 유사기능 통폐합
정 후보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대학 중퇴의 중소기업 대표에 그쳤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는 소프트웨어 분야에도 건설 분야에서처럼 대기업-중소기업의 퇴행적인 하청구조가 있기 때문”이라며 “당선이 되면 하청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벌이고 다단계 하청 구조를 없애는 법을 의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중소기업이 직원 300∼1000명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현재 1200곳인 중견기업을 2000개로 늘리기 위해 이들을 육성 지원하는 법을 만들어 세제(稅制) 등 여러 분야의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최소한 기업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의사결정을 빠르게 해야 한다”며 “유사 기능을 통폐합하는 방향으로 부처 간 장벽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20일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가 통과시킨 인터넷(IP) TV 법안에 대해서는 “지상파 방송도 걱정이 크다. 이에 대한 지원과 발전도 신경 써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내가 방송(기자) 출신이라 (그렇다)”고 덧붙였다.
○ IT로 이루는 좋은 성장
정 후보는 ‘IT로 이루는 좋은 성장과 행복한 가족’을 이 분야의 정책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에서 밤늦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도 (자녀의 안전을 언제나 확인할 수 있는) 휴대전화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휴대전화를 세계에서 가장 질 좋고 값싸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민이 혜택을 누리는 정보 격차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정보화된 최첨단 IT 도시를 만들어서 병원 진료를 집에서 받는 등 IT 발전을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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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IT세상 꿈꿔왔다”▼
“5년전 盧후보처럼 여러분에게 점수 따고 싶다”
“인터넷은 투명합니다. 여중생 2명이 김포외국어고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었던 것도 인터넷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는 21일 대선 후보 초청 정보기술(IT) 정책포럼에서 이처럼 IT와 인터넷을 예찬했다.
정 후보는 “여중생 2명이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영구히 은폐될 뻔했던 입시 부정의 검은 거래를 밝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이란 용어는 (한국에서) 1995년 12월 동아일보 지면에 처음 나왔다”고 소개한 뒤 “당시에는 정부 부처에서 컴퓨터를 쓰는 사람도 많지 않았는데 10여 년 만에 모든 것이 변했고 꿈은 현실이 됐다”고 덧붙였다. 16대 국회 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정 후보는 “당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등 모든 분야에 IT가 접목되는 세상을 꿈꿨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20일 이 포럼에 참석했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인도의 IT 우수성을 얘기한 점을 거론하면서 ‘한국 IT’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유학생이 인도의 IT 분야 대학교수에게 ‘한국 지하철에서는 휴대전화도 쓰고 TV도 본다’고 했더니 그 교수가 ‘인도가 만들려는 게 그런 세상’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정 후보는 “5년 전 노무현 대통령도 이 자리에 서서 (IT 업계) 여러분의 마음을 얻어 당선됐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여러분에게 점수를 따고 싶다”고 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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