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퇴임하는 정상명 검찰총장이 ‘BBK 주가조작 수사’, ‘삼성 비자금 의혹’ 등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검찰 후배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22일 발간된 검찰 전자신문 ‘뉴스 프로스’와의 특별 인터뷰에서다.
정 총장은 “어려울 때는 역시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당장의 조그만 이익을 탐내서 원칙에 잠시라도 눈을 감는다면 결국에는 원칙과 이익 둘 다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사안의 본질이 무엇인지 집중하면 의외로 답이 간단한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재임 중) 조직의 명예가 손상되고 신뢰가 떨어지는 일이 생겼을 때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검사들의 삼성그룹 ‘떡값 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특검제 도입이 논의되고 특별수사·감찰본부를 만든 최근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2년으로 정해진 검찰총장의 임기에 대해서는 “뭔가 일을 제대로 해 보려고 한다면 다소 짧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적절한 임기에 대해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 총장은 “국민에게 사랑받는 검찰을 만드는 데 조그만 밀알과 같은 존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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