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내 직장 우리 모임/대구 동아백화점 야구단

  • 입력 2007년 11월 23일 0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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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친 공이 ‘딱’ 소리와 함께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갈 때 직장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지죠. 경기장에서 승패를 반복하며 인생의 의미도 되새기고 있습니다.” 21일 오후 7시 대구 수성구 황금동 화성산업㈜ 동아백화점 본사 3층 회의실. 이 백화점 직원 등으로 구성된 동호회 ‘동아백화점야구단’의 주전 멤버 15명이 올 시즌을 결산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모임을 열었다.》

‘딱’ 소리내며 날아간 공에 일 스트레스도 실어보내요

이 야구단 총무인 김상현(32) 씨는 “올 시즌 막바지 경기에서 조금만 성적이 좋았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선수들의 실력과 팀워크가 꾸준히 나아지고 있어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단 멤버는 현재 32명. 백화점 직원 22명을 비롯해 협력업체 직원 등 10명이 선수로 뛰고 있다. 2002년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인 삼성 라이온즈가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자 같은 해 11월 이 백화점 임병옥(48) 이사가 ‘우리도 한번 야구단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것이 팀 창단의 계기가 됐다.

2005년부터 대구시아마야구연합회 직장리그에 참가한 이 팀은 15개 지역 아마추어 야구단이 출전한 올해에는 중위권인 8위를 차지했다. 총무인 김 씨는 “팀 창단 초기에는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평범한 땅볼을 놓치는 등 실책을 자주 범했으나 실전 같은 연습으로 이제는 제법 짜임새 있는 팀으로 컸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 오전 6시경 대구 북구 강변운동장이나 대구고 운동장 등에 모여 지역의 다른 야구동호회와 연습경기를 통해 팀워크를 다진다. 야구단 박영석(40) 감독은 “경기할 때 손과 몸으로 사인을 보내지 않고 경기장에 있는 선수와 관중 등이 알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사인을 낸다”며 “도루를 할 것인지, 번트를 댈 것인지 예고하고 작전을 하는 게 우리 팀의 특징”이라며 웃었다. 야구단은 상대팀과 심판에 대해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고 거친 플레이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내부 지침을 지켜 2005년에는 대구사회인야구협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중견수를 맡고 있는 김병인(27) 씨는 “직장 야구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인맥이 넓어져 업무 처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내년 시즌에는 백화점 여직원들이 치어리더를 구성해 응원해 주면 성적이 더욱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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