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 EU FTA 난항…조기타결 가물가물

  • 입력 2007년 11월 24일 03시 03분


원산지 규정 등 3대 쟁점 견해차 못 좁혀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이 핵심 쟁점에서 양측의 견해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돼 조기 타결이 불투명해졌다.

김한수 한국 측 수석대표는 22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EU FTA 나흘째 협상 뒤 열린 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 양허(개방)와 자동차 기술표준, 원산지 규정 등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균형점을 찾고, 개선해 나갈지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세 가지 사안은 한-EU FTA 협상의 3대 쟁점으로 조기 타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였으나 양측은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이 가운데 상품 양허는 한국 측이 개방 정도를 종전보다 높인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EU 측이 부정적 반응을 보여 협상이 진척되지 못했다. 특히 EU 측은 자동차와 철강 등에 대한 관세 철폐 시기를 앞당겨 달라는 한국 측 요구에 ‘과도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양측은 개별 공산품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하고 다음 협상 전까지 서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서는 EU 측으로부터 ‘(회원국의) 정치적 결정만 내려지면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없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협상단이 전했다.

김 대표는 “똑같은 작품이라면 조기 타결이 좋겠지만 시간 때문에 졸작이 나오게 하지도 않겠다”고 말해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가르시아 베르세로 EU 측 수석대표는 23일 오전 브리핑에서 “여러 부문에서 진척이 있었지만 자동차와 상품 관세, 원산지 규정 등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이슈가 있다”며 한국 측 협상단을 압박했다.

다음 협상은 내년 1월 21∼25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브뤼셀=차지완 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