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투자종목 주가 급락…궁지 몰린 미래에셋

  • 입력 2007년 11월 24일 03시 03분


한국 증시의 ‘큰손’으로 떠오른 미래에셋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집중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코스피지수 급락세와 맞물려 23일 큰 폭으로 떨어져 증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도 이날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는 등 14.29% 하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22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인사이트펀드가 20여 일 만에 4조 원이 넘는 돈을 모으면서 불거진 ‘쏠림 논란’과 금융감독 당국의 조사 움직임이 미래에셋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을 키웠다.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23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이 올해 들어 5% 이상 지분을 취득했다고 공시한 21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주가는 이날 평균 4.34% 급락했다. 코스피지수 하락률(1.45%)보다 3%포인트 가까이 더 떨어진 셈이다.

대한전선, 두산, LG패션, 삼성물산, 경남기업, 아모레퍼시픽, 두산중공업,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의 하락률이 4∼12%대로 특히 컸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평균 113.30% 상승하면서 시장수익률(43.95%)을 크게 웃돌았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이런 수익률에 고무돼 앞 다퉈 미래에셋에 돈을 맡겼다.

그러나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14.14% 하락한 반면 이들 종목 주가는 평균 19.22% 떨어지며 시장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실시할 검사에서 △펀드매니저의 선행매매 의혹 △불법적인 펀드운용 여부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 여부 △계열사 편법 지원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3년마다 실시하는 정기적인 성격의 검사지만 최근 선행매매와 관련한 의혹이 불거진 만큼 매매 실태와 관련된 조사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래에셋과 관련한 문제가 적발됐다는 소문은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 “근거 없는 루머… 법적 대응”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날 증시에 퍼지고 있는 선행매매 관련 소문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이날 사내(社內) 게시판에 “대한민국 증권업 시가총액 1위인 미래에셋증권을 음해하는 흑색 루머로 주가가 얼룩지고 있다”며 “미래에셋그룹은 창립 후 한 번도 고객 앞에 부끄러운 행동을 한 기억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달 미래에셋자산운용 보유종목의 주가 추이
종목주가(원)변동률(%)
1일23일
LG화학11만15009만―19.28
현대건설9만11006만9800―23.38
현대중공업50만39만500―21.90
LG생명과학5만54006만250012.82
두산26만200016만9500―35.31
삼성물산8만24006만100―27.06
한진5만33003만9800―25.33
SK26만800021만―21.64
GS건설18만850013만8500―26.53
LG패션3만52003만200―14.20
신세계70만500067만2000―4.68
경남기업5만71003만5000―38.70
삼성증권11만10008만5100―23.33
엔씨소프트5만56004만5000―19.06
효성6만68005만7100―14.52
태영건설1만13001만1000―2.65
두산중공업16만450012만2000―25.84
LG8만15006만3500―22.09
LG전자9만39009만40000.11
대한전선7만30005만―31.51
아모레퍼시픽85만700069만―19.49
23일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전체 지분의 5% 이상을 보유한 종목. 자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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