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할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전략기획실장,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을 포함해 사건 관련자 7, 8명을 26일 출국 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는 26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관(현 SDI)이 삼성물산 런던, 타이베이(臺北), 뉴욕 지점과의 사이에 체결된 비자금 조성에 관한 계약을 통해 비자금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2002∼2003년 비자금을 이용해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면서 약 600억 원의 외화를 해외에 송금했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의 분식회계에 대해 김 변호사는 “2000년 삼성중공업 2조 원, 삼성항공 1조6000억 원, 삼성물산 2조 원, 삼성엔지니어링 1조 원, 제일모직 6000억 원을 분식회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앙일보의 위장 계열 분리 주장에 대해 “1999년 김인주 사장이 주식명의신탁 계약서류를 비밀리에 써 달라고 해서 써 준 일이 있다”며 “중앙일보 주주명의자는 홍석현 회장으로 하되 의결권이 없으며 이건희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조선일보, 연합뉴스, 데일리안 및 삼성 전략기획실 임직원, 이종왕 전 법무실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해명자료를 통해 “김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은 허위, 왜곡, 과장된 주장을 거듭한 것에 불과하다”며 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삼성은 또 “김 변호사가 그동안 제기해 온 허위 주장들을 면밀히 검토해 법적 대응을 강구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필요할 경우 세부적인 해명자료를 추가로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변호사 측과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김 변호사를 불러 그동안 제기한 의혹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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