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사모펀드’ 투자바람,돈 냄새 솔솔 경제 효과 쏠쏠

  • 입력 2007년 12월 4일 03시 05분


기아와 빈곤의 땅으로만 알려졌던 아프리카가 투자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것도 자본주의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사모(私募)펀드들이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낙후된 사하라 이남 국가들에 대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경제 주간 비즈니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사모펀드가 사하라 이남 지역(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제외)에 투자한 액수는 26억 달러. 2년 전인 2005년 한 해 전체 투자 금액의 7배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돈 냄새’를 맡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모펀드들이 아프리카로 몰려드는 것은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 출신인 토머스 기비언 씨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미국의 사모펀드 이머징캐피털파트너스는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 회사 42개를 매입했다.

이머징캐피털파트너스가 투자한 회사는 나이지리아의 질소비료공장 등 아프리카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업종에 집중돼 있다. 이머징캐피털파트너스는 최근에 42개 회사 중 18개를 되팔아 평균 투자수익률을 300% 올렸다.

○ 원자재값 급등으로 경제 활기

아프리카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토착금융회사도 사모펀드가 눈독을 들이는 대상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블루파이낸셜은 소액 대출의 강자로 9개국에 171개 지점이 있다. 뉴욕의 한 사모펀드는 지난해 이 회사에 투자해 1년 만에 투자자금의 9배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처럼 아프리카 지역에서 투자 수익률이 높아진 것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나이지리아, 앙골라, 잠비아 등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의 경제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해외투자가 몰려들면서 전체 경제에 활력이 도는 등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정부가 과거 ‘원조’에만 의존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이제 원조와 함께 외국 자본 투자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고 나서는 등 발전 전략을 수정한 것도 해외투자가 늘어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페스터스 모하에 보츠와나 대통령은 올해 9월 뉴욕을 방문해 사모펀드 및 헤지펀드 매니저들을 직접 만나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아프리카 경제발전과 관련해 막대한 해외 원조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사모펀드와 같은 투자자본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 “무상원조보다 도움될 것” 전망도

실제로 1960년 이후 아프리카에는 6250억 달러에 이르는 원조가 이뤄졌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거의 변화가 없다. 더욱이 아시아 등 다른 지역이 성장하면서 아프리카가 전 세계 무역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6년 3%에서 2000년에는 1%로 추락했다.

그러나 철저히 수익률만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는 손해를 보는 장사는 하지 않고 투자한 회사에서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모펀드의 대(對)아프리카 투자가 늘어날수록 아프리카 경제 전체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이 높아진 효율성이 무상 원조보다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해 소득 수준을 향상시키는 등의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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