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새 정부 랠리’ 내년에도 어김없이?

  • 입력 2007년 12월 5일 03시 04분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증권업계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에 증시가 어떻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역대 대통령 취임 첫해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증권사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역대 정부가 들어선 첫해의 증시 흐름은 대체로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DJ정부땐 외환위기로 하락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대통령 선거 후 지수의 움직임’이라는 보고서에서 “노태우 정부가 집권한 처음 1년 동안(1988년 2월 25일∼1989년 2월 24일) 코스피지수는 39.6% 상승했고, 김영삼 정부 역시 출범 후 1년간(1993년 2월 25일∼1994년 2월 24일) 코스피지수가 38.5% 올랐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대중 정부 1년차(1998년 2월 25일∼1999년 2월 24일)에는 코스피지수가 7.9%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해 “당시는 외환위기 직후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2003년 2월 25일부터 이듬해 2월 24일까지의 코스피지수는 40.3% 올랐다.

이 보고서는 “역대 정부가 출범한 첫 1년의 증시 흐름이 좋은 것은 대선까지의 혼란이 마감돼 불확실성이 없어진 데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의 의욕적인 경기 부양책이 어우러져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태우 대통령이 주택 200만 호 건설, 김영삼 대통령이 신경제 100일 계획, 김대중 대통령이 금리인하 및 금융구조조정을 발표하는 등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초기에 주요 경제 정책을 발표했다.

다만,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수출 주도형인 한국 경제는 외부 사정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2008년에도 글로벌 경제의 움직임이 중요한 변수가 되겠지만 과거의 예를 볼 때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는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대선 앞두고 ‘대통령 후보 테마주’ 들썩

한편 4일 증시에서는 이른바 ‘대선 테마주’가 들썩이면서 증시에도 대선 바람이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검찰이 BBK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무혐의 처리할 것이라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이른바 ‘이명박 주(株)’로 꼽히는 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대운하 관련주인 특수건설, 삼호개발, 동신건설, 삼목정공, 이화공영 등이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사이에 단일화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남북경협 주’도 강세를 보였다. 대북 송전(送電) 관련 수혜주로 보이는 이화전기와 광명전기가 각각 15.00%(상한가)와 14.49% 올랐다. 개성공단 입주업체인 로만손도 상한가에 육박하는 14.62% 상승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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