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고장처럼 운전자에게 성가신 일도 드물다. 고장이 날 때마다 수리를 맡겨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직접 수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일반인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 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간파한 신종사업이 최근 독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렌털 자동차 정비소’(사진)다.
독일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세계적인 명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강국. 독일인의 자동차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웬만한 잔고장은 직접 수리하고 구미에 맞게 자동차를 튜닝(개조)하는 젊은이도 많다.
‘렌털 자동차 정비소’ 사업은 자동차를 직접 손보려는 ‘알뜰족(族)’을 타깃 고객으로 삼고 있다. 자동차 정비공장을 빌려 주는 개념인 셈이다. 가구를 직접 만들거나 수리할 수 있도록 가구 제작 기술과 공구 및 장소를 제공하는 한국의 ‘DIY(Do it yourself) 공방’과도 유사한 사업모델이다.
수익모델은 시간당 임대료와 부품 판매 수입이다. 임대료는 공장의 위치와 사용하는 시간대에 따라 다르다. 대도시 중심가의 공장이나 이용자가 많은 주말에는 사용료가 비싸진다. 가격을 차별화해 가격 저항을 낮추고, 서비스 만족도를 높인 것이다.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예약도 받는다.
모든 서비스는 고객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고객들은 시간당 사용료를 내고 자동차 수리에 필요한 공간, 장비, 공구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필요한 부품도 판매한다.
자동차 정비 외에도 1주일에 한 번씩 운전면허시험이나 안전운전 관련 세미나 및 교육도 열린다. 자동차 정비와 안전운전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반인이 수리한 자동차를 믿을 수 있을까. 그래서 ‘렌털 자동차 정비소’는 자동차 정비 관련 ‘마이스터’(독일의 기능 인력제도 중 하나로 특정 분야의 실무경험과 지식을 갖춘 장인에게 부여되는 자격증)로 인정받은 전문가만이 창업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된다. 고객이 정비를 하는 동안 전문 수리공이 자동차 수리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수리가 끝난 뒤에는 차량의 안전 점검을 해 준다.
김기준 독일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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