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내년 한국 경제가 4.7% 성장에 그칠 것으로 5일 전망했다.
한은은 5일 발표한 ‘2008년 경제전망’에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미국 경기 위축, 고(高)유가, 물가상승 등의 여파로 내년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4.7%는 올해 성장률 예상치 4.8%보다도 0.1%포인트 낮다.
한은은 또 내년 경상수지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82억9000만 달러 적자)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5%(예상치)보다 상당히 높은 3.3%로 예상해 경제성장 위축과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영향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원유 가격도 예상보다 빨리 상승해 고유가 부담이 클 것”이라며 “국내 주택경기 부진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 설비투자, 수출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가세가 7.6%에서 6.4%로 둔화되고 수출 역시 미국 경제 부진으로 올해 11.3%에서 내년 10.3%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경상수지는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이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되는 반면 서비스·소득·이전 수지는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적자 규모가 커져 30억 달러 안팎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내년 성장률을 5.0∼5.2%로 예상했던 민간경제연구소들도 최근 국내외 경제 여건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대통령선거가 있던 2002년 경기부양 대책 등에 힘입어 7.0%를 나타냈으나 2003년 3.1%, 2004년 4.7%, 2005년 4.2%로 줄곧 5%를 밑돌았으며 2006년 5%에 ‘턱걸이’했다가 올해 다시 4%대로 주저앉았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