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한 임원은 5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인한 특별검사 도입 등으로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 시스템이 마비되다시피 한 데다 전략기획실 수뇌부, 계열사 사장단 등 그룹 주요 경영진이 줄줄이 의혹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내년 초 정기 인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말했다.
삼성은 예년에는 이건희 그룹 회장의 생일인 1월 9일을 전후해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실시해 왔다.
특히 올해는 이달 1일이 이 회장의 취임 20주년이어서 지난 20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진용을 짠다는 의미에서 연말로 정기 인사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던 상황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정기인사가 내년 3월 말 주주총회 때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으로서는 인사 폭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룹 일각에서는 특검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인사를 하더라도 큰 폭의 인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올해 승진 대상자들 가운데는 벌써부터 우울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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