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된 '칼로스' 해치백 모델의 후속으로 내놓은 '젠트라X'는 GM대우차의 소형차 만들기 실력이 수준급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먼저 디자인이 좋아졌다. 범퍼와 보닛 쪽의 대형 공기흡입구는 검은색 그물망 모양으로 마무리돼 스포티한 인상을 줬고, 큼지막한 전조등은 소형차 치고는 꽤 당당한 앞모습을 자랑한다.
차체의 옆면은 근육질의 느낌이 더해졌고, 사이드미러 앞 작은 공기흡입구는 색다른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실내는 또 어떤가. 기능성이 높으면서도 세련되게 디자인된 크롬색깔 테두리의 공기배출구, 산뜻한 느낌을 주는 은색 도어손잡이와 기어봉, 부드러운 느낌의 내장재 재질 등 기존 소형차와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실내 몇 군데서 보이는 조립품질 문제만 개선된다면 디자인 면에서는 글로벌시장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으로 보였다.
선글라스 케이스와 무선도어 열림장치, 운전석과 동반석 에어백, 사고때 안전벨트를 당겨주는 시트벨트 프리텐셔너 등이 기본형인 SE라인에도 들어가는 것도 큰 장점이다.
동력성능은 1206cc라는 배기량의 한계 때문에 약간 '목마른 느낌'이 없지 않지만 마음을 느긋하게 먹으면 큰 불편은 없을 듯하다.
최고출력 85마력인 4기통 엔진은 1045㎏의 차체를 정지상태에서 15.3초 만에 시속 100㎞로 올려놓았다. 최고속도는 160㎞(GPS측정치)까지 나왔다.
핸들링은 재빠른 편은 아니지만 가벼운 차체를 바탕으로 연속되는 커브길을 돌아나가는 실력은 스포티 쿠페만큼 좋았다. 고속에서 급하게 차로를 변경해도 불안감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내년 나오는 1600cc급 모델은 제법 스포티한 운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료소비효율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서울 시내는 리터당 10~12㎞, 고속도로는 16~17㎞정도 갈 수 있었다.
가격은 828만 원부터 시작해 자동변속기와 선루프, 고급오디오, 인조가죽시트 등 부가옵션을 모두 선택하면 최고 1260만 원이다. 이 정도 가격대에 성능과 디자인, 편의, 안전성까지 두루 갖춘 소형차가 나온다는 것은 소비자에게는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내년 1월부터 경차의 배기량과 크기가 커지면서 경차의 상품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젠트라X의 이런 장점들이 어느 정도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은 감수해야할 것 같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