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경제읽기]“FRB와 시장의 메신저는 신문”

  • 입력 2007년 12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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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날은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FRB의 결정 내용에 따라 전 세계 주식시장은 춤을 춘다.

월가의 모든 금융회사는 FRB의 다음 결정을 예상하고 그에 따라 투자전략을 세운다. 미국에서는 FRB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전문가들을 보통 ‘페드 워처’(Fed watcher·FRB를 지켜보는 사람이라는 뜻)라고 한다. 그렇다면 누가 FRB의 움직임을 가장 정확하게 보고 있을까.

금융회사마다 페드 워처가 있지만 현재로선 월스트리트저널에서 FRB를 출입하는 그레그 이프 기자가 가장 정확하게 본다는 게 정설이다.

이프 기자는 10월 30일 월가의 손꼽히는 외환전문가인 레베카 패터슨 JP모건 상무를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 FRB의 금리 결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패터슨 상무는 “0.5%포인트 인하는 확실히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 이유는 이프 기자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0.5%포인트 인하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미 한국상공회의소 이병선 조사팀장도 “이프 기자의 FRB 보도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확하고 자세하다”고 말했다.

이프 기자는 이번에도 신속 정확성을 보여 줬다.

12일 뉴욕증시는 개장하자마자 한때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오후에 다시 떨어져 소폭 상승세에 그쳤다. 그나마 11일 FRB의 0.25% 금리인하 때문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은행들이 국제 유동성 공급에 대한 국제공조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FRB의 공식 발표와 거의 동시에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에는 0.25% 금리인하에 관한 이프 기자의 해설 기사가 올라왔다. FRB의 사전 브리핑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왜 FRB는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사전에 흘리는 것일까.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최근 자서전에서 이렇게 밝혔다.

“재임 기간에 믿을 만한 몇몇 신문 기자는 따로 사무실에 불러서 FRB의 움직임에 대해 배경 설명을 자주 해 줬다. 왜냐하면 시장과의 적절한 의사소통에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방송 기자들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한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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